경영, 영업판매에서 일하려는 사람은 많은데 기업이 충원을 못하는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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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회계·사무직이나 영업·판매 부문에서 일하려는 사람은 많은데, 정작 기업은 이와 관련된 업종에서 사람을 충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과 같은 구직자의 기대가 너무 높거나 사업체가 요구하는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어서다.

근로자 "임금 적어 안 간다" #사업체 "경력 갖춘 인재 없다" #300인 이상 사업체 인력 충원 늘어 #근로시간 단축 영향으로 해석 #300인 미만은 인력 충원 제자리걸음 #최저임금 등 인건비 상승이 영향 #올해4분기~내년 1분기 채용 계획 #9000명 감소…3년 6개월만에 최소

5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8 글로벌 무역인력 채용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게시판을 보고 있다. [뉴스1]

5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8 글로벌 무역인력 채용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게시판을 보고 있다. [뉴스1]

또 대기업을 포함한 300인 이상 사업체는 올 3분기에 인력 채용이 크게 늘었지만 중소기업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근로시간 단축이 300인 이상 기업에 적용되면서 인력을 충원한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등의 영향으로 소규모 업체는 인건비 상승 부담이 커지면서 인력 충원을 꺼린 탓도 있다.

고용부는 이런 내용이 담긴 올해 하반기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3분기 300인 이상 사업체의 채용인원은 14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8% 증가했다. 300인 미만 사업체는 51만5000명으로 0.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해 1분기 구인인원도 300인 이상 사업체는 15만6000명으로 19.1% 늘었지만 300인 미만은 59만2000명으로 0.3% 증가했다.
구인 인원이 많은 직종은 경영·회계·사무 관련직으로 9만6000명에 달했다. 이어 교육·자연과학·사회과학 연구 관련직(7만명), 건설 관련직(7만명), 영업·판매 관련직(6만7000명) 순이었다.

사업체가 충원하지 못한 직종은 운전·운송 관련직(2만2000명 미충원), 경영·회계·사무 관련직(1만명 미충원), 보건·의료 관련직(7000명 미충원), 영업·판매 관련직(7000명 미충원)이었다. 미충원 사태가 발생한 이유는 근로자 입장에선 임금 수준과 같은 근로조건에 대한 불만 때문이었고, 사업주 입장에선 요구하는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어서였다. 직능 수준이 높을수록 사업체에서 요구하는 경력이나 학력·자격을 갖춘 지원자가 없었다. 직능 수준이 낮을수록 임금 수준 등을 많이 따졌다.

10월 1일 기준으로 사업체의 기준 부족 인원은 26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만1000명(3.9%) 줄었다. 기준 부족 인원은 사업체의 정상적인 경영을 위해 추가 채용이 필요한 인원이다.

5인 이상 사업체의 올해 4분기~내년 1분기 사이 채용 계획인원은 29만4000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00명(3%) 적다. 채용 계획인원은 2015년 상반기 조사(28만7000명) 이후 가장 적었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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