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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압박 중인 미국, 대기권서 탄도미사일 요격실험 성공

중앙일보

입력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이지스 어쇼어 기지에서 SM-3 블럭IIA 미사일이 발사됐다. 이 미사일은 외기권에서 목표물을 정확히 요격했다.  [사진 미 미사일방어국]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이지스 어쇼어 기지에서 SM-3 블럭IIA 미사일이 발사됐다. 이 미사일은 외기권에서 목표물을 정확히 요격했다. [사진 미 미사일방어국]

북ㆍ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이 탄도미사일 요격 테스트에 성공했다. 대기권 밖 우주에서 탄도미사일을 파괴한 것이다.
미국 해군과 미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국(MDA)은 하와이에서 SM-3 블럭IIA 미사일을 쏘아 외기권에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요격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IRBM은 사거리 3000~5500㎞의 탄도미사일이다. 북한이 지난해 5월 14일 첫 발사에 성공한 화성-12형(사거리 5000㎞ 추정)이 IRBM으로 분류된다. SM-3 블럭IIA는 미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개발 중인 요격 미사일이다. 정확한 성능은 공개되진 않았지만, 유효고도 1200㎞, 사거리 2500㎞로 알려졌다. 이 미사일이 외기권에서 요격했다는 것은 중간 단계의 적 탄도미사일을 방어할 수 있다는 뜻이다.
탄도미사일은 발사 후 상승→중간→종말 단계를 거친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나 패트리엇 미사일은 종말 단계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한다. SM-3 블럭IIA의 가세로 미국의 미사일방어망은 한 겹의 갑옷을 더 입은 셈이다.

SM-3 블럭IIA는 지난 10월에도 요격 테스트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5차례 발사해서 3번 성공했다. 두차례 실패했을 때도 SM-3 블럭IIA 미사일이 목표물을 향해 제대로 날아가고 있었다고 한다.

이지스 시스템의 지상형인 이지스 어쇼어의 레이더.  [사진 CSIS]

이지스 시스템의 지상형인 이지스 어쇼어의 레이더. [사진 CSIS]

군사 전문 자유 기고가인 최현호씨는 ”이번 시험이 이지스 구축함이 아니라 이지스 시스템의 지상형인 이지스 어쇼어(Aegis Ashore)에서 이뤄진 데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스 어쇼어는 이지스 구축함에서 운용하는 레이다와 미사일 발사대를 지상에 설치한 요격 체계다. 현재 미국 하와이와 유럽의 루마니아에 이지스 어쇼어가 배치됐다. 폴란드도 이지스 어쇼어 기지를 짓고 있다. 또 일본이 이지스 어쇼어를 도입하려고 한다.

일본은 이지스 어쇼어와 사드를 놓고 따져본 결과 이지스 어쇼어를 선택했다. ▶중간 단계 요격이 가능하고 ▶IRBM을 방어할 수 있으며 ▶배치 비용이 훨씬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SM-3 블록ⅡA 미사일은 한 발의 가격이 100억원이 넘는다. 배치 비용이 싼 대신 운용 비용이 비싼 편이다.

일본이 이지스 어쇼어와 SM-3 블럭IIA 미사일을 갖춘다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방어망을 갖추는 차원이 된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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