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김정은 답방, 연내 오기 상당히 타이트…북미회담 후 더 좋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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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10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주최 '비핵화 이후 한반도' 학술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과 관련 “김 위원장의 답방 결단과 문 대통령의 설득에 2019년 한반도의 운명이 걸려 있다”며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2차 북미정상회담에 청신호”라고 설명했다.

“美 ‘남북관계 너무 앞서가면 #北설득 어렵다’ 불만 토로”

문 특보는 이날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아태정책연구원이 주최한 외교통상정책연구포럼 기조강연과 사전 배포된 강연문을 통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연내에 이뤄질 것인가’라는 참석자의 물음에 “시간표를 봐서는 연내에 오기가 상당히 타이트하다” “연내가 어려워지면 내년에 와도 문제가 없는 것 아닌가”라고 대답했다.

문 특보는 “문 대통령도 말했지만 너무 시간에 집착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생각한다”면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후 김 위원장이 오면 더 좋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연내 또는 내년 초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해 “북미관계 등을 보면서 지켜봐야 한다”며 “미북 정상회담과 김정은 답방 간 어느 쪽이 먼저 이뤄지든 선순환적인 보완 관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래 우리가 생각한 것은 북미 간 2차 정상회담을 하고, 그게 성공적으로 되면 우리 대통령도 참여해서 3자 사이에 종전선언까지 채택하고,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동시 추동하는 것”이라며 “이후 김정은의 방한이 이뤄지면 환상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또 “미국은 ‘너무 남북관계가 앞서가면 북미관계에서 미국이 북한을 설득하고 북한의 입장을 바꾸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며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 정부는 ‘북미 관계가 어려울 때 남북관계가 앞서가면서 한국이 북한을 설득할 수 있지 않으냐’는 입장과 함께 미국에 ‘걱정하지 말라’고 하지만 이런 문제(미국의 불만)가 있는 것도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북 행보의 속도를 북미 행보의 속도에 맞추자는 미국의 입장은 현 국면을 풀어나가는 데 제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현재 미국이 보이는 태도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합리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문 특보는 “이미 북한의 지도자는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고 일부 구체적 행동도 취하고 있다”며 “북한의 항복을 요구하는 듯한 일방주의적 태도는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긍정적 행보에 대한 보상과 격려는 상황 진전을 위해 상식에 가까운 것”이라며 “북측이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불가역적 단계에 해당하는 조치를 취한다면 미국과 국제사회도 상응하는 제재완화 조치를 취하는 게 순리”라고 밝혔다.

문 특보는 최근 북미 간 교착 상태와 관련해선 “미국 측에서는 최선희나 김영철에게 10번, 20번 넘게 전화를 했지만, 평양으로부터 답이 없다고 했다”도 밝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