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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외교부, 주중 미국 대사 초치 “미 행동 본 뒤 추가 조치”

중앙일보

입력

중국 외교부가 9일 심야에 테리 브랜스테드 주중 미국 대사를 긴급 초치했다는 공식 발표문 [중국 외교부 캡처]

중국 외교부가 9일 심야에 테리 브랜스테드 주중 미국 대사를 긴급 초치했다는 공식 발표문 [중국 외교부 캡처]

 중국 외교부가 9일 밤 테리 브랜스테드(72) 주중 미국 대사를 긴급 초치했다. 러위청(樂玉成) 외교부 부부장은 브랜스테드 대사에게 미국의 무리한 요구로 캐나다 밴쿠버에서 여객기를 환승하려던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체포한 데 대해 엄중한 불만과 강렬한 항의를 표했다고 인민일보가 10일 보도했다.
러 부부장은 “미국의 행위는 중국 국민의 합법적이고 정당한 권익을 엄중하게 침범한 성격이 극히 악랄하다”며 “중국은 단호히 반대하며 미국은 반드시 중국의 엄정한 입장을 매우 중시해 잘못을 바로잡는 조처를 하고 중국 국민의 체포령을 철회할 것을 강렬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은 장차 미국의 행동을 보고 한 발 더 나간 추가 조치를 내놓겠다”고 정제된 경고의 발언도 덧붙였다. 10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 법원에서 결정될 멍완저우 보석 여부에 따라 추가 보복 조치를 예고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화웨이]

[사진=화웨이]

중국 외교부는 8일에는 존 매컬럼 주중 캐나다 대사를 초치해 강력히 항의했다. 매컬럼 대사를 긴급 초치한 러 부부장은 “캐나다 정부의 중국 국민 체포는 법을 고려하지 않았으며 이치에도 맞지 않고, 인정도 용납하지 않는 성질이 극히 악랄하다”며 “체포 인원을 즉각 석방해 당사자의 합법적이고 정당한 권익을 확실히 보장할 것을 강렬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지 않을 경우 엄중한 결과가 있을 것이며 책임은 전적으로 캐나다가 져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중국 외교부는 캐나다와 미국을 분리 대응했다. 멍완저우를 체포한 캐나다 정부에게는 엄중한 보복을 직접 경고했고, 미국에는 추가 조치에 따라 보복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위협했다.
중국 외교부의 미국·캐나다 대사 초치는멍완저우 체포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이 강경하게 돌아섰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초기에는 멍완저우 체포 사건을 미·중 무역 담판과 별건으로 보고 분리 대응을 결정했으나 중국 여론이 악화하면서 태도를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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