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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수출되는 켈리...테임즈처럼 성공할 수 있을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오른손 투수 메릴 켈리(30·미국)가 메이저리그로 역수출된다. 내년부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유니폼을 입는다.

힘껏 공을 던지고 있는 켈리. [연합뉴스]

힘껏 공을 던지고 있는 켈리. [연합뉴스]

미국 야후스포츠의 야구 칼럼니스트 제프 파산은 5일(한국시간) "켈리와 애리조나가 2년 550만 달러 계약에 합의했다"라고 전했다. 연봉은 2년 500만 달러(2019년 200만 달러, 2020년 300만 달러)다. 2021년에 구단이 옵션을 실행하면 425만 달러를 받고, 그렇지 않으면 바이아웃 50만 달러를 가져간다. 2022년 연봉은 525만 달러까지 상승한다. 즉, 최대 2022년까지 4년간 총액 1450만 달러(약 161억원) 계약이다.

켈리는 빅리그 경험이 전무하다. 켈리는 2014년 KBO리그에 오기 전까지 탬파베이 산하 트리플A팀인 더램 불스에서 뛰었다. 켈리를 데려올 때만 해도 KBO리그에선 물음표가 있었다. 하지만 당시 SK는 켈리의 당시 젊은 나이(26세)를 감안해 잠재력을 보고 데려왔다. 이후 4년간 KBO리그에서 119경기에서 48승32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면서 SK의 에이스로 도약했다. 켈리는 한국에서의 활약으로만 애리조나와 다년 계약을 이끌어낸 것이다. 제프 파산은 "단 한 경기도 메이저리그에서 뛰지 않고 아시아에 갔지만, 메이저리그 계약으로 복귀하는 진귀한 케이스"라고 했다.

한국시리즈 우승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는 켈리. [중앙포토]

한국시리즈 우승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는 켈리. [중앙포토]

켈리의 소문은 바다 건너 미국까지 퍼졌다. 올 시즌 켈리를 보러 많은 빅리그 구단인 인천을 찾았다. 올 시즌을 마치고 미국에 있는 약혼녀와 결혼을 하기로 한 켈리도 빅리그 도전을 결심했다. 애리조나는 켈리에게 딱 맞는 구단이다. 켈리는 애리조나 주립대 출신이다. 또 그의 부모가 애리조나 지역에서 레스토랑을 경영하고 있다.

KBO리그에서 뛰었던 외국인 선수들 중 다시 빅리그 문을 두드리는 경우는 많았다. 그중 가장 성공한 사례는 NC 다이노스에서 뛰다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대박'을 친 에릭 테임즈(32·미국)다. 미국에서 빛을 보지 못한 테임즈는 지난 2014년 NC에 입단했다. 외야수에서 1루수로 전향한 테임즈는 3년간 타율 0.349, 124홈런·382타점을 기록하며 대성공을 거뒀다. 2015년에는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40홈런-40도루를 달성하며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했다.

홈런을 치고 기뻐하고 있는 밀워키 테임즈. [AP=연합뉴스]

홈런을 치고 기뻐하고 있는 밀워키 테임즈. [AP=연합뉴스]

한국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테임즈는 2016시즌 뒤 밀워키와 3년간 총액 1600만 달러(약 180억원)에 계약했다. 이후 지난해 타율 0.247, 31홈런·63타점의 준수한 성적을 내며 빅리그에서 KBO리그 신화를 썼다. 올 시즌에는 타율 0.219, 16홈런, 37타점으로 부진했지만, 여전히 한국에서 미국으로 역수출돼 성공한 1호 선수로 꼽힌다.

켈리가 애리조나에서 잘해준다면 테임즈에 이어 역수출 성공 2호 선수가 될 수 있다. 메이저리그 이적시장을 주로 다루는 매체 'MLB 트레이드 루머'는 "켈리는 다음 시즌 애리조나의 선발진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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