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왜 ? "건강 때문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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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서울 천호동에서 식당을 하는 김모(39)씨는 요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그는 암 같은 병에 걸렸을 때 어떻게 해야하나 생각을 하다가 한 생명보험사의 리빙케어보험에 가입했다. 김씨는 "종신보험에 가입하려 했지만 마음을 바꿨다"며 "한 번 가입하면 뇌졸중.심근경색 등을 폭넓게 보장받을 수 있어서 이 보험에 끌렸다"고 말했다.

보험시장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평균수명 증가, 의료기술 발전, 웰빙의식 확산 등으로 건강관련 보험의 가입자가 크게 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큰 인기를 끌었던 종신보험에서 치명적 질병(CI)보험, 건강보험, 암보험 등으로 보험시장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기존 종신보험도 건강보험이 결합된 형태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새로운 수술기법이 등장하면서 보험사의 부담이 커지자 생명보험사들은 보험료를 3~5년마다 조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는 가입자의 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삼성생명이 개인 가입고객 845만5000명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고객의 61.7%가 건강 관련 보험(암.건강.CI보험)에 가입했다. 반면 종신.정기보험 같은 보장성보험에는 45.2%가 가입해 있었으며 연금보험 20.2%, 저축성보험 10.6% 순이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많은 사람이 최근 고령화 문제를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나이가 들어서도 보장받을 건강관련 상품을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건강관련 보험=개인고객을 위한 생명보험사의 상품은 보통 12~15개다. 이 가운데 2~5개가 건강관련 상품이다. 가입자가 사망하면 보험금을 주는 종신보험이 가족을 위한 보험이라면 건강 관련 보험은 '나'를 위한 보험이다. 건강보험은 각종 질병의 치료비를 보장해 주는 상품이고, 암보험은 특히 암에 걸렸을 때 치료비 등을 보장해 준다.

보장성 보험과 건강보험이 결합된 형태의 퓨젼형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이 CI보험이다. 요즘에는 종신보험에 각종 질병.수술 특약을 더해 판매하기도 한다.

ING생명은 종신보험에 재해상해, 질병입원 등을 보장해주는 다양한 특약을 고객의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종신보험 메디케어형 특약을 판매하고 있다.

김창규 기자

"건강보험 위험률 변동제

보험료 부담 늘어날 수도"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이 보험개발원·생명보험회사와 작업반을 구성해 건강보험에 위험률 변동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이르면 올해 말에 이 제도를 실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 수술과 관련한 새로운 기법이 등장하면서 예측하지 못하는 손해 요소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생명보험사들은 현재 만기(10~20년 이상)까지 고정돼 있는 건강보험의 보험료를 3~5년마다 조정해 보험금 지급 위험을 줄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보험금 지급 규모가 커지고 있는 건강보험의 보험료를 주기적으로 조정한다는 것은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보험사들은 건강관련 특약이 변경되는 사유로 ▶중대한 질병의 개념 확대 ▶수술 보장 확대 ▶물가상승률 반영 등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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