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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명 더 죽였다” 美 최악의 연쇄살인마 기록 바뀌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범행 90건을 추가 자백한 연쇄살인마 사무엘 리틀(78) [유튜브 화면 캡처]

범행 90건을 추가 자백한 연쇄살인마 사무엘 리틀(78) [유튜브 화면 캡처]

미국에서 3명을 살해한 죄로 복역 중인 한 70대 살인범이 90명을 더 살해했다고 자백해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28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여성 3명을 살인한 죄로 지난 2014년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은 사무엘 리틀(78)은 자신이 이 때까지 살해한 여성이 90명 이상이라고 자백했다. 지난 5월 리틀은 다른 교도소로의 이송을 조건으로 연방수사국(FBI에 자신이 1970~2005년까지 여성 90명을 살해했다고 털어놨다.

수사 당국은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고 자백이 사실로 밝혀지면 그는 미국 범죄사상 가장 흉악한 연쇄 살인범이 될 것으로 보인다.

리틀은 2012년 켄터키주의 노숙자 숙소에서 마약 사범으로 체포된 뒤 캘리포니아주 수사당국으로 신병이 넘겨졌고, 현지에서 DNA 대조를 통해 과거 발생한 3건의 미제 살인사건에 연관된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1987년부터 1989년 사이에 로스앤젤레스에서 3명의 여성을 구타하고 목졸라 죽인 혐의가 인정돼 종신형을 선고받았고, 텍사스주 오데사에서 발생한 또 다른 살인 사건과의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현지 교도소로 이감된 상태다. 텍사스주 엑터 카운티의 바비블랜드 검사는 리틀이 지난 1994년 오데사에서 데니스 크리스티 형제를 죽인 사실을 결국 자백했다고 밝혔다.

블랜드 검사는 리틀이 그의 신뢰를 얻은 제임스 홀랜드 수사관에게 1970년부터 2005년 사이에 저지른 수십건의 여죄도 줄줄이 불었다고 전했다.

FBI의 범죄분석가 크리스티나 팔라졸로에 따르면 리틀은 지난 5월 취조를 받는 과정에서 홀랜드 수사관에게 여러 도시와 주를 일일이 언급하며 그가 죽인 사람의 숫자를 밝혔다.

자백한 살인 사건은 모두 90건이었고 현재까지 34건의 미확인 사망 사건이 리틀의 진술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FBI는 법무부, 텍사스주를 비롯한 수십개 주 경찰과 협력해, 풀리지 않은 살인 사건과의 연관성을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리틀은 자신이 살인을 저지른 일시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해 확인 작업은 비교적 더디게 진행되는 상황이다. FBI는 계속 리틀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추가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FBI 보고서에 따르면 리틀은 주로 마약 중독자와 창녀들을 노렸고 피해자와 살인 정황을 세세히 기억하고 있지만 날짜에 대한 진술은 신뢰성이 떨어졌다.

피살된 일부 여성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고 수사 대상에도 오르지 않았다. FBI는 “리틀이 살인을 가리키는 분명한 흔적을 남기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범행 90건을 추가 자백한 연쇄살인마 사무엘 리틀(78) [유튜브 화면 캡처]

범행 90건을 추가 자백한 연쇄살인마 사무엘 리틀(78) [유튜브 화면 캡처]

리틀은190㎝의 장신으로, 한때 유망한 권투 선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FBI 보고서에는 대체로 강력한 주먹을 휘둘러 피해자를 혼절시킨 뒤 목을 조르는 수법을 쓴 것으로 기록돼 있다.

FBI는 찌른 흔적이나 총상이 없어 살인 사건으로 분류되지 않고 마약 과다복용이나 우발사고, 자연사로 처리된 사례가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1956년부터 절도와 사기, 마약 복용, 가택 침입과 같은 범죄 행각을 벌이기 시작했고 1980년대 초에는 미시시피주와 플로리다주에서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유죄 판결은 면했다.

FBI는 리틀의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며 여생을 텍사스주 교도소에서 보낼 것 같다고 밝혔다. 뉴욕 타임스는 그가 휠체어에 묶여있고 심장병과 당뇨병을 앓고 있다고 보도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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