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콩 볶듯 로켓포·총탄 쏟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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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대우건설 나이지리아 사무소의 이홍재(상무.사진) 소장은 7일 새벽 납치사건과 관련해 "예기치 못한 무장단체의 공격으로 크게 당황했지만 (납치범들과의) 협상을 통해 직원들을 안전하게 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현지 정부, 군경 및 비밀 경찰까지 동원해 무장단체의 정체와 직원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무장단체가 어떻게 공격했나.

"모터보트 10대에 나눠탄 35명의 무장그룹이 수백 발의 총격과 로켓포를 발사하며 현장에 납입했다. 해안에서 경비를 서던 13명의 나이지리아 해군이 교전을 벌였으나 무장단체의 화력이 워낙 좋아 진입을 막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잠자리에 든 시간이었는데 폭음과 콩 볶는 듯한 총소리가 들려 전쟁터 같았다."

-근로자를 어떻게 납치해갔나.

"총소리가 나자 숙소에서 잠을 자고 있던 직원들은 방문을 걸어잠그고 방안에 숨어 있었다. 10여 명씩 떼지어 수색하던 무장세력들은 총으로 방문을 파손하고 들어와 직원들을 납치해갔다. 현장에서 직원 사상자가 없었던 것만도 다행이다."

-납치되지 않은 직원들은.

"난입한 무장그룹은 1시간30분가량 머물렀다. 당시 다른 방에 있던 9명의 직원들은 숨을 죽이고 무장세력이 떠나기만을 기다렸다. 이후 잠잠해지자 40평가량의 가스플랜트 운전실에 모여 있다 헬기를 타고 안전지대인 하코트 캠프로 이동했다."

-무장 단체의 정체는.

"하코트 항 주변 유전지대에는 25개가량의 무장단체가 있다. 워낙 민첩하기 때문에 현지 군경도 이들의 정체와 동향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에 난입한 무장단체의 정체도 아직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의 대응 방안은.

"현재 직원들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직 무장단체들의 납치 의도가 정확히 파악되진 않았다. 현지 정보망에 따르면 정치적인 요구 조건인 것으로 보인다. 내일 대우건설 박세흠 사장을 비롯한 대우건설 임원들이 현지에 도착하면 구출작전이 더 신속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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