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사회당 유력 대선 후보 파격적 '우향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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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제1 야당인 사회당이 '제3의 길'을 모색하는 한 정치인 때문에 시끄럽다. 내년에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꼽히는 세골렌 루아얄(52.사진) 의원이 주인공이다. 루아얄은 최근 잇따라 사회당의 기존 색깔과 다른, 파격적인 정책을 발표해 정가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루아얄은 5일 과거 사회당 집권 시절에 도입한 주35시간 노동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타이어 제조업체 미쉐린을 예로 들면서 35시간 노동제가 이를 탄력적으로 이용한 간부들에게는 이익이 됐지만 하급 근로자에게는 토요일에도 근무해야 하는 등 오히려 부담이 됐다고 지적했다. 주35시간 노동제는 사회당의 대표 정책으로 평가받아 왔기 때문에 이에 대한 비판은 노동자를 지지기반으로 하는 사회당에서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앞서 지난주에는 집권 우파 정권도 놀랄 만한 범죄 해결 방안을 내놓았다. 그는 파리 교외 슬럼가의 청소년 범죄를 줄일 방안으로 우범 청소년들을 군이 운영하는 지역봉사 프로그램에 참여시켜 교육받게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또 말썽을 일으키는 청소년의 부모에게도 특별 교육을 하자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집권 우파 지지층뿐 아니라 극우파 지지세력에게서도 호감을 샀다고 르피가로가 6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루아얄이 견제 세력이 많은 당내 싸움을 피하고 대중에 직접 호소해 지지를 이끌어내는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회당은 루아얄이 일으킨 파문을 진화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6일 오후부터 7일 새벽까지 12시간의 마라톤 회의 끝에 통과된 2007년 선거 대비 사회당 정강은 당의 좌파적 색채를 강조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사회당은 '좌파처럼 행동하고 프랑스의 모든 좌파를 아우를 수 있는 정책을 표방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파리=박경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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