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미"를 컴퓨터가 가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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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컴퓨터가 여성의 아름다움을 살리는데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컴퓨터 모의실험(시뮬레이션)을 이용, 색조화장이나 머리모양으로 변화될 자신의 모습을 미리 점쳐보는가 하면 일일이 발 사이즈를 재는 번거로움 없이 정확한 크기를 책정, 편안한 구두를 맞출 수도 있게 됐다.
미용에 컴퓨터 바람을 가장 먼저 일으킨 것은 화장품업계. 85년 말 (주)럭키가 컴퓨터를 이용, 자신의 취향과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고르도록 한 것이 시초였다.
이후 태평양화학이 87년 2월 고객의 얼굴 영상에 갖가지 색조화장을 해본 뒤 가장 어울리는 화장법을 골라 알려주는 메이크업 시뮬레이터를 선보이면서 본격화됐다.
메이크업 시뮬레이션 시스템은 고객의 평소 화장습관과 취향 등 기초자료를 컴퓨터에 입력시킨 뒤 스크린 영상에 2백여 종의 화장품 색상을 이용하여 눈·입술·볼·손톱 등 각 부분의 색조가 가장 어울리는 화장법을 찾아내는 것. 기초자료 입력에서부터 알맞게 화장된 얼굴사진과 화장법 요령이 프린트되어 나오기까지 약 30분이 걸린다.
성형외과에서도 컴퓨터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는데 수술 전 환자의 얼굴과 수술부위를 비디오 카메라로 포착, 입력시킨 뒤 영상을 통해 수술부위를 환자가 바라는 형으로 만들어 낸 뒤 이에 따라 수술을 한다.
최근에는 헤어스타일 시뮬레이션 시스템도 선보이고 있다.
3백여 종의 헤어스타일이 수록된 사진앨범에서 원하는 모양새를 몇 가지 고른 다음 이를 입력, 고객의 얼굴 양상에 차례로 맞춰보도록 하고 있는데 기본 디자인에서 약간의 변화까지도 화면을 통해 시도해볼 수 있도록 돼있다. 특히 「뉴 이미지살롱 시스템」은 종합적인 미용컴퓨터로 3만 2천가지 화장품 색상을 이용한 메이크업 시뮬레이션과 헤어스타일 시뮬레이션에 보석·안경 등 장신구까지도 한꺼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된 것.
또 「편안한 구두」를 위해 컴퓨터 구두족형기도 이용되고 있는데 발을 놓기만 하면 자동으로 발길이·발너비·발등높이·개인적 특징까지 자동으로 측정돼 정확한 골을 만들어 낸다.
현재 메이크업 시뮬레이션 시스템은 태평양화학·피어리스 등에, 헤어스타일 시뮬레이션 시스템은 박준미용실·정정례미용실 등에 설치돼 있으며, 성형 시뮬레이션은 오인성형외과 등 약 6군데가 있다. 구두족형기는 에스콰이어에서 이용하고 있다.
이들 컴퓨터의 이용은 대체로 무료이나 헤어스타일의 경우 기본 이용료 5천 원을 받고 있다.
관계자들은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미리 방지한다는 점에서 반응이 좋다』고 말하고 『앞으로 구두모양·의류선택 등으로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홍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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