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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군용기 이어도부터 강릉 인근까지 … 카디즈 올 7번째 침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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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중국 군용기가 26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은 물론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까지 넘나들며 무단으로 정찰활동을 하고 돌아갔다. 중국 측이 이처럼 한·일 양국의 방공식별구역을 장시간 진입한 건 올들어 일곱 번째다. ‘차이나 패싱’을 우려한 중국이 노골적으로 존재감을 부각하며 주변국의 정보수집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방공식별구역도 진입

합참에 따르면 중국 군용기는 이날 오전 11시 제주도 서북방에서 KADIZ로 최초 진입해 오전 11시 38분 이어도 인근에서 빠져나간 뒤 일본방공식별구역인 JADIZ 안쪽으로 비행했다. 이후 낮 12시 43분 포항 동남방 약 44마일(81㎞) 상공에서 다시 KADIZ로 진입했다. Y-9 계열 정찰기로 추정되는 중국 군용기는 북쪽으로 기수를 돌려 강릉 동방 약 50마일(93㎞) 상공까지 이동한 뒤 오후 1시 11분 남쪽으로 선회해 진입 경로를 따라 오후 3시 53분 KADIZ를 최종 이탈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합참 측은 “제주도 서북방 지역에서 중국 군용기의 KADIZ 침범 즉시 F-15K ·KF-16 등 10여 대의 공군 전투기를 긴급 투입해 추적·감시비행을 하고 경고방송을 하는 등 전술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일본 항공자위대도 JADIZ 침범에 전투기를 출격시켜 대응했다. 방공식별구역은 영공은 아니지만 다른 나라 항공기가 진입하기 전 사전 통보하는 게 국제 관례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중국 군용기는 한국 영공을 침범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군은 중국의 KADIZ 진입을 의도적인 것으로 해석하고 이다. 중국이 최근 비슷한 경로를 통해 상습적으로 KADIZ에 무단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찰기는 지난 1·2·4·7·8·10월에도 해당 경로를 따라 KADIZ와 JADIZ를 드나들었다.

군 당국자는 “우리 공군이 대응 출격하는 과정에서 각종 장비와 무기체계의 송출 신호를 중국이 수집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한·미·일 연합훈련을 염두에 두고 사전에 전력 파악에 나섰다는 해석도 있다.

이와 함께 동아시아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국방부와 외교부는 이날 주한 중국 대사관 관계자를 초치해 엄중 항의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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