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속으로] 어학 연수보다 보람 큰 '해외 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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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방학 때 독일에서 통일 전후 청소년의 의식변화 등에 대해 연구할 한국외대부속외고 손예지·양세희양과 김샛별·윤석우군이 교정에서 포즈를 취했다(왼쪽부터).

#1. 서울 풍문여고 1학년생인 윤정훈(16)양은 여름방학 때인 7월 인도 바라나시로 간다. 현지 봉사단체(Learn for Life)에서 운영하는 청소년.여성 대상 쉼터와 학교를 돕기 위해서다. 해외 자원봉사인 셈이다. 윤양으로선 첫 외국 행이기도 하다. 그는 "다른 사람을 돕게 돼 기쁘다"며 "또 난생 처음으로 외국에 나가 많은 걸 보고 배우고 느낄 수 있을 같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윤양뿐 아니다. 고교생 네 명(전체 10명)이 더 간다. 모두 서울청소년문화교류센터 '미지'가 마련한 '국제자원활동프로젝트 인도'에 참가한 이들이다.

#2. 한국외대부속외고 손예지(17)양은 7월 친구 셋과 함께 독일에 간다. 2주간 그곳에서 독일 청소년과 교육전문가를 만나고 교육기관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통일 전후 의식이나 교육제도 등의 변화상을 살피기 위해서다. 남북 통일에 대비하자는 차원이다. 손양 등은 국가청소년위원회 등이 주최한 '대한민국 청소년, 세계를 가다'란 프로젝트에 참가했다. 손양의 어머니 이현미(44.경기도 군포시 수리동)씨는 "준비기간까지 감안하면 공부 측면에선 긴 시간"이라며 "그러나 멀리 내다보면 가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여겨 적극 지원했다"고 말했다.

곧 여름방학이다. 대부분 학생은 밀렸던 공부를 보충하거나 어학 등 캠프에 참가하며 시간을 보낸다. 일부는 해외 어학 프로그램에 지원하기도 한다. 그러나 시선을 조금만 돌리면 색다른 활동과 만날 수 있다. 해외에서 자원봉사를 하거나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 체험활동을 하는 것이다.

상당 시간을 투자하는 게 부담이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는 게 예년 참가자들의 얘기다. 지난해 청소년대표단으로 일본에 다녀왔던 소민주(17.이화여고2)양은 "일본어를 못했는데도 2박3일간 머물렀던 홈스테이 가족과 헤어질 때 눈물이 났다"며 "말이 통하지 않아도 가슴으로 얘기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대학생 언니 오빠들과 6개월간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며 "이런 경험을 통해 앞으로 경영학과에 진학한 뒤 외교관이 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했다.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해외 체험 활동의 상당수가 자원봉사다. 국가청소년위.세계청년봉사단.글로벌 피스메이커.미지센터 등이 제공한다. 많진 않지만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형태도 있다. 만 15세부터 24세까지 청소년이 대상인 '대한민국 청소년, 세계를 가다'란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팀별로 활동하는데 연구 프로젝트와 관련해선 손예지 양 등의 '파우스트' 팀과 민족사관고 황지혜 양 등의 '우리는 젊다' 팀이 선택됐다. 국가를 대표, 다른 나라 청소년과 함께 활동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탐방 프로그램도 있다=탐방이나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도 있다. 불교계와 가까운 '좋은 벗들'이란 단체는 법륜 스님과 연변대 발해사연구소의 방학봉 교수가 함께하는 8박9일 일정의 '역사기행' 프로그램을 제공 중이다. 초.중.고생의 참가비는 145만원이다. '청소년 그린캠프단'은 여름방학 기간 중 유럽 각국을 돌아보는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0일 안팎인데 250만원 내외가 든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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