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국방장관과 총장들, "군의 무장이 해제돼 우려"

21일 오후 서울 뮤지엄웨딩홀에서 '안보를 걱정하는 예비역 장성 일동' 주최로 열린 9.19 남북군사합의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보를 걱정하는 예비역 장성 모임’은 21일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에서 "북한의 진실한 변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안보장치들이 서둘러 해제되거나 군의 무장이 해제되고 있음을 확인했기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모임은 이종구ㆍ이상훈 등 전 국방부 장관 12명과 전 육ㆍ해ㆍ공군 참모총장, 전 해병대 사령관 34명 등 415명의 예비역 장성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정체성, 한국군의 안보ㆍ동맹역량을 훼손하는 어떠한 조치에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가 추진 중인 군ㆍ국정원의 대북정보 무력화, 축소지향적 국방개혁, 연합훈련 중단,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환수, 9ㆍ19 군사분야 합의, 평화협정을 그 예로 들었다.

또 정부의 안보ㆍ국방ㆍ동맹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보완을 촉구하면서 대북협상을 위한 한ㆍ미 연합훈련 축소나 중단은 최소화하고, 전작권은 좀 더 현 체제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예비역 장성들은 "9ㆍ19 군사분야 합의는 지상ㆍ공중ㆍ해상에서 한국군의 감시ㆍ정찰ㆍ조기경보 능력과 도발대응 능력을 결정적으로 제약하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지금은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을 서두를 때가 아니며, 북한의 대랑살상무기 폐기와 변화를 확인하는 게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종구 전 장관은 “질적인 변화 징후가 추호도 없는 북한의 김정은 정권은 고도의 사술(詐術)과 강박의 깃발을 흔들며 위장 평화 공세를 통한 한반도 전역 공산화 통일 전략 전술을 노골적으로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훈 전 장관은 “군사 합의서는 비합리적이고 허구적이며 대한민국 안보 역량만을 붕괴시키는 이적성(利敵性) 합의서”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남북군사합의 국민 대토론회’를 열었다. 송대성 전 세종연구소장의 사회로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박휘락 국민대 교수, 신원식 전 합참차장 등이 주제발표를 했다.

예비역 장성들은 “북한이 군사 합의서를 악용할 경우 초래될 수 있는 위험성을 진지하게 분석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사항을 채택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