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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공주의 요청에 사막위에 꽃핀 KT의 채소 농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UAE 최초 장애인 전문기구인 샤르자 인도주의센터(SCHS) 소속 학생이 UAE 토호국중 하나인 샤르자 에미리트에 건설된 스마트팜에서 농작물을 심고 있다. 황창규 KT 회장(오른쪽 두번째), 셰이크 사이드 빈 사크르 빈 술탄 알 카시미(오른쪽 첫 번째) 샤르자 통치기구 부의장 등이 학생을 격려하고 있다.

UAE 최초 장애인 전문기구인 샤르자 인도주의센터(SCHS) 소속 학생이 UAE 토호국중 하나인 샤르자 에미리트에 건설된 스마트팜에서 농작물을 심고 있다. 황창규 KT 회장(오른쪽 두번째), 셰이크 사이드 빈 사크르 빈 술탄 알 카시미(오른쪽 첫 번째) 샤르자 통치기구 부의장 등이 학생을 격려하고 있다.

 40도가 넘는 사막 위에 채소 농장이 들어섰다. KT는 아랍에미리트(UAE) 토후국 중 하나인 샤르자 에미리트의 코르파칸 지역에 장애인 맞춤형 스마트팜을 열었다고 19일 밝혔다. 국내 이동통신사가 해외에 스마트팜을 수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구나 이번에 건설된 스마트팜은 신선 채소 등의 재배가 어려운 중동 지역에 건설됐다. 또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 농사를 지을 수 있게 설계됐다는 점도 남다르다.

 중동 지역에 스마트팜이 들어서게 된 일등공신은 샤르자 에미리트의 공주인 셰이카 자밀라다. 그가 센터장을 맡고 있는 장애인 지원단체인 ‘샤르자 인도주의센터(SCHS)’는 올해 4월 KT 측에 장애인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스마트 팜을 요청했다. 그는 KT가 지난 2016년 경기도 남양주에 건설한 장애인 친화형 스마트팜을 견학한 뒤 자국의 스마트팜 건설을 의뢰했다. 남양주에 있는 스마트팜은 비닐하우스의 내외부 센서를 통해 농장이 아닌 외부에서 모니터링하고 시설을 제어할 수 있어 장애인들도 쉽게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설계된 곳이다.

 KT가 코르파칸 지역에 세운 스마트팜은 600㎡(약 180평) 규모에 장애인에게 최적화된 시설과 기술을 도입했다. 가장 눈에 띄는 기술은 증강현실(AR)다. 농장 근로자는 AR 글라스(안경)을 쓰고 농장에서 근무한다. 농장 근로자의 AR글라스로 촬영된 화면은 외부 관리자의 PC나 스마트폰으로 전달된다. 외부 관리자는 촬영 화면과 농장에 설치된 센서로부터 받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솔루션을 제공한다. 농장 근로자는 AR글라스에 나타난 외부 관리자의 교육이나 지침에 따라 농장 업무를 볼 수 있다. KT관계자는 “농업 분야의 전문인력이 부족한 중동 지역의 현실을 적극 반영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AR글라스와 센서를 통해 수집된 각종 정보는 향후 샤르자는 물론 UAE 전체의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빅데이터’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밖에 기온이 높고 물이 부족한 중동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해 에너지 소비량이 적은 쿨링 시스템과 물을 재사용하는 물 순환구조형 재배시설을 적용했다.
 또 장애인 맞춤형 농장인 만큼 장애가 있는 근로자도 농장일을 보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설계됐다. 휠체어나 보행보조기구의 특성을 감안해 평평한 고무 재질로 바닥을 만들고 자동문을 적용했다. 이곳에선 허브와 신선 채소 등이 재배될 예정이다.
개소식에 참여한 황창규 KT 회장은 “국내 ICT 솔루션을 접목한 글로벌 1호 장애인 맞춤형 스마트팜이 UAE 장애인들의 재활과 소득 증가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척박한 중동 지역의 농업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ICT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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