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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CNN, 트럼프에 소송 "백악관 출입정지 풀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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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가운데). [사진 중앙포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가운데). [사진 중앙포토]

 백악관 출입 정지를 당한 미국 CNN 방송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주요 언론 중 첫 사례..."출입증 폐기는 언론자유 침해"

CNN은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새라 샌더스 대변인 등 6명을 상대로 워싱턴 DC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중간선거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CNN의 백악관 출입기자 짐 아코스타와 설전을 벌였고, 이후 백악관은 아코스타의 출입을 정지시킨 후 출입증을 압수했다.

CNN은 이날 낸 성명에서 “우리는 법원에 백악관이 아코스타의 출입증을 즉각 돌려줄 것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며 “출입증을 부당하게 폐기한 것은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 백악관의 행태는 모든 언론인에게 위험한 사기 저하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 기자협회 역시 이날 “CNN의 백악관 출입증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강하게 지지한다”는 성명을 냈다.

앞서 아코스타는 지난 7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자 관련 발언을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향한 중미 이민자 행렬(caravan)을 침략(invasion)이라고 표현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내용이었다. 이어 트럼프의 최대 약점이라 알려진 러시아 스캔들을 언급하기도 했다. 아코스타의 질문에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낸 트럼프 대통령은 대답 대신 그를 가리키며 “국민의 적(enemy of the people)”, “무례하고 끔찍한 사람(rude, terrible person)”이라고 소리쳤다.

미국 주요 언론사가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기자와 작가 등이 소속된 단체인 펜(PEN) 아메리카가 트럼프 대통령을 뉴욕 남부지방법원에 언론 자유 탄압 혐의로 소송을 낸 적은 있다.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은 이번 일에 대해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언론이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은 미끼를 물었다고 좋아할 것”이라며 “해결책은 소송을 하는 것이 아니라 트럼프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더욱 진지하게 보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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