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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두드리는 20대·특급 지도자도 주목… 中 골프가 뜬다

중앙일보

입력

내년 LPGA 투어 카드를 확보한 중국 출신 골퍼 허무니. [사진 인스타그램]

내년 LPGA 투어 카드를 확보한 중국 출신 골퍼 허무니. [사진 인스타그램]

'LPGA 카드를 획득한 인스타그램 센세이션(Instagram sensation and LPGA card holder)'

최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무대에 내년 데뷔를 앞둔 한 신예에 대해 미국 골프채널이 정리한 타이틀이다. 여기서 주목한 선수는 중국 출신 골퍼 허무니(19)다. 지난 4일 끝난 LPGA 퀄리파잉시리즈를 공동 27위로 마치면서 상위 45명에게 주어지는 다음 시즌 출전 카드를 확보한 그는 벌써부터 여자 골프계의 '핫 아이콘'으로 뜨는 중이다.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두바이 클래식에서 아이언샷을 시도하는 허무니. [AP=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두바이 클래식에서 아이언샷을 시도하는 허무니. [AP=연합뉴스]

허는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선 이미 스타다. 골프채널은 "그의 팔로워 숫자가 16만명이다. 미셸 위(48만9000), 렉시 톰슨(37만1000)에 미치진 못해도 이미 폴라 크리머(15만8000), 제시카 코르다(11만1000), 다니엘 강(10만7000)을 이미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뛰어난 외모에다 LPGA 2부 투어인 시메트라 투어에서 올 시즌 한 차례 우승하는 등 실력도 갖춘 그에 대한 관심은 벌써부터 뜨겁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의류 계약을 맺었고, 세계적 매니지먼트 회사인 IMG와도 계약했다. 중국 청두에서 태어나 캐나다에서 중학교를 다니고,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닌 허는 '릴리'라는 영어 이름도 갖고 있다. 현재 중국 최고 골퍼인 펑샨샨을 롤모델로 삼는 그는 "나도 그처럼 LPGA 투어에서 성공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LPGA 투어 카드를 확보한 중국 출신 골퍼 얀징. [사진 트위터]

LPGA 투어 카드를 확보한 중국 출신 골퍼 얀징. [사진 트위터]

세계 1위까지 올랐던 펑샨샨의 뒤를 이을 중국 출신 여자 골퍼들이 다음 시즌 LPGA 무대에 대거 두드린다. 허무니를 비롯해 이번 LPGA Q시리즈를 통해 카드를 얻은 중국 선수는 3명이다. 2010년 14세 나이에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골프 개인전과 단체전 은메달을 땄던 얀징(22)과 지난 2015년 블루 베이 LPGA에서 공동 5위에 올랐던 린시유(22)가 나란히 공동 23위로 투어 카드를 확보했다. 또 시메트라 투어를 통해 리우뤼신(20)도 다음 시즌 LPGA 투어 카드를 땄다. 리우뤼신은 LPGA 투어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7살 때 TV를 통해 처음 토너먼트를 접하고나서 LPGA 멤버가 되기를 원했다. LPGA는 내 꿈을 쫓고, 내 열정을 북돋는 기회를 주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리하오퉁. [AP=연합뉴스]

리하오퉁. [AP=연합뉴스]

이 중국 출신 선수들이 LPGA 무대에서 한국, 태국, 일본에 대항할 만한 선수로 성장할 지는 지켜볼 일이지만, 한 시즌에 한꺼번에 LPGA 무대를 두드리는 건 주목된다. 이번에 LPGA 투어 카드를 따낸 중국 선수들은 모두 20대 초반 안팎의 젊은 선수들이라는 게 공통점이다. 각종 대회를 개최하면서 세계 골프계에서의 영향력을 더 늘려가고 있는 중국은 실력있는 선수들의 성장도 이어지고 있다. 남자 골프에서도 22살의 리하오퉁이 지난 1월 유러피언투어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서 통산 2승을 거두는 등 상승세다. 리하오퉁은 지난해 디오픈에서 3위에 올라 저력을 선보였다. 싱가포르의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지난달 8일 "마오쩌둥이 골프를 '백만장자의 스포츠'라고 낙인찍었지만,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한 나라, 중국에선 최근 몇년간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다"며 젊은 중국 골퍼들의 선전을 주목했다.

중국은 선수 육성을 위한 물량 공세도 펴는 중이다. 2016년 리우올림픽 골프에서 펑샨샨이 동메달을 딴 것에 고무된 중국은 일찌감치 '드림 스타트' 팀을 육성하기로 하고, 2020년 도쿄올림픽에 나설 선수들을 키우는 중이다. 여기엔 타이거 우즈를 가르쳤던 션 폴리와 펑샨샤의 스윙 코치 개리 길크라이스트가 대표팀 코치로 영입됐다. 길크라이스트는 지난 10일 골프채널과 인터뷰에서 "중국에선 지금 골프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놀라운 재능도 볼 수 있다. 여기서 난 중국의 골프 성장을 지원하고, 코칭스태프와 시스템을 키워 만들기 위해 노력해갈 것이다. 지금의 재능을 다음 단계로 더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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