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호법’ 촉발시킨 음주운전 피해자 윤창호씨 끝내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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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에서 만취한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인 윤창호씨가 10일 넘게 병원 중환자실에서 누워 있는 모습. 지난 5일 윤씨 부모가 뇌사상태인 아들의 손을 잡으며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해운대에서 만취한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인 윤창호씨가 10일 넘게 병원 중환자실에서 누워 있는 모습. 지난 5일 윤씨 부모가 뇌사상태인 아들의 손을 잡으며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월 만취 운전자가 몰던 BMW에 치여 뇌사상태에 빠졌던 윤창호(22)씨가 9일 끝내 숨졌다.

해운대경찰서는 BMW 음주사고 관련 치료중이던 윤씨가 이날 오후 2시27분쯤 해운대 백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법조인을 꿈꾸던 윤씨는 지난 9월 25일 부산 해운대에서 만취한 운전자가 몰던 BMW 차량에 치여 병원 중환자실에서 50일 넘게 치료를 받아왔다. 윤씨의 병세에 대해 담당의사는 뇌사 판정만 내리지 않았을 뿐 사실상 뇌사로 간주했다. 의료진은 윤씨의 사망원인과 관련 “2∼3일 전부터 뇌사로 인한 심부전 증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윤씨의 사고 사실은 친구들에 의해 알려지며 음주운전 가해자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끌어냈고 일명 ‘윤창호법’ 제정 추진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달 음주 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일부 개정안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인 이른바 ‘윤창호법’을 104명 국회의원의 동의를 받아 대표 발의했다.

경찰은 사건 관련 가해 운전자 박모(26)씨에 대해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으며 치료가 끝나는 대로 체포영장을 집행할 예정이다. 현재 가해자는 무릎골절로 전치 10주의 진단을 받았으며 거동이 안 된다는 의사 소견서를 제출한 상태라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병원 측과 협의하여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체포영장을 집행 강력하게 처벌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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