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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따끔거려 앞 보기 힘들 지경” … 마스크 써도 비가 와도 소용없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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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수도권과 충청·호남 대부분 지역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7일 서울지역에서는 2.5t 이상 노후 경유차 운행 제한, 공공기관 주차장 폐쇄 등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다.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수도권과 충청·호남 대부분 지역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7일 서울지역에서는 2.5t 이상 노후 경유차 운행 제한, 공공기관 주차장 폐쇄 등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다.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7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에서 서울 강남역까지 출근한 직장인 박정연(38)씨는 미세먼지를 막기 위해 마스크·안경·모자까지 준비해 중무장하고 집을 나섰다. 박씨는 “새벽부터 약하게 비가 내려 미세먼지가 다소 걷힐 것으로 기대했는데 막상 나와보니 흐린 날씨 때문에 미세먼지 속에 완전히 갇힌 느낌”이라며 “눈이 따끔거려 앞을 보기도 힘들 지경”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종일 미세먼지 고통 호소 #서울시 “전기차 확대, 보일러 교체” #대기오염 대응 5개년 계획 발표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도 마스크를 벗지 않는 시민이 대다수였다. 왕십리역에서 지하철을 탄 직장인 김모(34)씨는 “차량 2부제를 실시한다고 해서 차를 두고 지하철을 탔다”며 “실내에 들어와도 눈이 까끌까끌하고 입안이 텁텁해지는 건 마찬가지”라며 마스크를 낀 채로 서 있었다.

입동(立冬)인 7일 수도권은 하루종일 짙은 미세먼지에 갇혀 있었다. 환경부와 서울·인천·경기도가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수도권(경기도 연천·가평·양평군 제외) 지역에 미세먼지 비상 저감조치를 발령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번 비상 저감조치는 6일과 7일 수도권 지역 초미세먼지 농도가  50㎍/㎥ 초과해 발령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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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저감조치에 따른 차량 2부제 시행으로 도로는 다소 한산했다. 직장인 이혜은(37)씨는 “운전할 때 미세먼지가 짙어 앞이 뿌옇게 보일 정도로 불편했지만 평소보다 차량이 적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2005년 이전 수도권에 등록했고 저공해장치를 부착하지 않은 2.5t 이상 경유차 운행을 전면 금지했다. 시 관계자는 “오전 6시부터 서울 시내에 운행 중인 노후 경유차가 평소의 40~50%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시청 본청 주차장에는 일반 차량 출입을 전면 통제했다. 장애인 차량, 현장 작업 차량, 관용차 등만 주차돼 평소 주차장 이용 차량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경기도는 7일 출근시간대 시내외 버스 전체 2778개 노선 1만2500대의 이용객에게 미세먼지 마스크를 1장씩 무료로 나눠줬다. 이한경(38·회사원)씨는 “마스크를 미처 준비하지 못했는데 마침 버스 안에 ‘미세먼지 마스크’가 마련돼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미세먼지·지진·폭염 등 안전 위협 요소 관리 방안을 담은 ‘안전도시 서울 플랜’ 5개년(2018~2022) 기본계획을 내놨다. 미세먼지의 경우 2022년까지 초미세먼지 농도를 20㎍/㎥에서 18㎍/㎥으로 줄일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기차 보급 확대, 노후 경유차 운행제한 등 자동차 배출가스 감축 정책을 추진한다. 초미세먼지를 다량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정용 일반 보일러를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로 교체 설치하도록 지원한다. 서울시가 경동나비엔·귀뚜라미·린나이 등 국내 6개 보일러 제조사 및 BC카드와 업무협약을 맺고 보일러 교체를 신청한 가구에 10% 가격을 할인해 주는 방식이다. 아울러 발전시설 배출 허용기준 강화를 위한 서울시 환경기본조례를 개정하는 등 고강도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박형수 기자, 수원=전익진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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