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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충남발 미세먼지, 세종시엔 41% 서울엔 11% 영향 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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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석탄화력발전소와 제철소 등이 몰려있는 충남지역에서 배출된 대기오염 물질이 충청지역은 물론 수도권과 호남 등지까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분석했다. 사진은 충남 지역의 한 석탄화력발전소. [중앙포토]

석탄화력발전소와 제철소 등이 몰려있는 충남지역에서 배출된 대기오염 물질이 충청지역은 물론 수도권과 호남 등지까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분석했다. 사진은 충남 지역의 한 석탄화력발전소. [중앙포토]

충남 지역에서 배출한 대기오염 물질이 충청 지역뿐만 아니라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호남 지역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KEI, 중국 뺀 국내 오염 배출 분석 #충남, 석탄발전소·제철소 많은 탓 #서울 미세먼지, 자체 배출은 41% #48%는 경기·충남·인천서 날아와

특히 인접한 세종시의 경우 중국 등 국외 오염물질을 제외하고 국내 발생 오염물질만 고려했을 때 충남에서 배출한 오염물질이 세종시 미세먼지 오염의 41%를 차지했다.
또, 서울 미세먼지의 11%, 경기도의 23%, 인천의 18%도 충남에서 배출돼 수도권으로 이동한 오염물질 탓인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 미세먼지 오염에 대한 각 시도의 오염기여율(%) [자료: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서울 미세먼지 오염에 대한 각 시도의 오염기여율(%) [자료: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세종시 미세먼지 오염에 대한 각 시도의 오염기여율(%) [자료: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세종시 미세먼지 오염에 대한 각 시도의 오염기여율(%) [자료: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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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은 7일 '국내 17개 시·도별 초미세먼지 기여도와 전환율'에 대한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를 담당한 문난경 선임연구위원은 2015년 국내 배출량을 기준으로 각 시·도의 미세먼지 오염에서 자체 기여도(비중)와 인근 시·도의 기여도를 함께 분석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초미세먼지 형태로 직접 배출되는 것 외에 질소산화물·암모니아 등 기체 상태로 배출됐다가 대기 중에서 반응해 초미세먼지로 전환하는 2차 생성까지 고려했다. 초미세먼지의 경우 2차 생성이 70% 이상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석 결과, 서울의 경우 자체 배출한 초미세먼지는 전체의 41%였고, 나머지 30%는 인근 경기도에서, 11%는 충남에서, 7%는 인천에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됐다.
마찬가지로 인천은 자체 오염이 35%였고, 경기도의 기여도는 24%였다. 경기도는 자체 오염이 50%였고, 충남의 기여도는 23%였다.

충남의 미세먼지 오염에 대한 각 시도의 오염기여율(%) [자료: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충남의 미세먼지 오염에 대한 각 시도의 오염기여율(%) [자료: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시도별 오염기여율 부산

시도별 오염기여율 대구
시도별 오염기여율 인천
시도별 오염기여율 광주
시도별 오염기여율 대전
시도별 오염기여율 울산
시도별 오염기여율 경기
시도별 오염기여율 강원
시도별 오염기여율 충북
시도별 오염기여율 전북
시도별 오염기여율 전남
시도별 오염기여율 경북
시도별 오염기여율 경남
시도별 오염기여율 제주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화력발전소와 제철소 등이 밀집돼 

충남 지역의 제철소 [중앙포토]

충남 지역의 제철소 [중앙포토]

충남의 경우는 자체 기여도가 66%로 67%인 제주도와 함께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충남은 세종시를 비롯해 주변 지역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 충남 발(發) 오염물질은 대전의 34%, 충북의 24%, 전북 23%, 전남의 12%, 강원의 11%, 경북의 10% 등을 차지했다.

충남의 영향이 광범위한 것은 석탄화력발전소·제철소·석유화학공장이 밀집한 데다 서해안에 위치해 오염물질이 편서풍을 타고 동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환경부가 최근 공개한 2015년 전국 대기오염 배출량 통계를 보면 충남은 전국 시·도별 초미세먼지 배출량에서 경북에 이어 2위를, 질소산화물도 경기도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황산화물과 암모니아 배출량은 1위였다.

충남 오염물질의 오염원별, 물질별 배출량이 초미세먼지 수평 분포에 미치는 영향. 오염원 중에서 점은 대형 공장을, 선은 도로의 자동차, 면은 농촌소각 등을 말한다. 오염물질의 NOx는 질소산화물, SOx는 황산화물, NH3는 암모니아, PM2.5는 직접 미세먼지로 배출되는 것을 말한다. [자료: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충남 오염물질의 오염원별, 물질별 배출량이 초미세먼지 수평 분포에 미치는 영향. 오염원 중에서 점은 대형 공장을, 선은 도로의 자동차, 면은 농촌소각 등을 말한다. 오염물질의 NOx는 질소산화물, SOx는 황산화물, NH3는 암모니아, PM2.5는 직접 미세먼지로 배출되는 것을 말한다. [자료: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굴뚝 자동측정기기를 부착한 전국 635개 대형사업장의 대기오염 배출량 집계에서도 충남은 1위였다. 전국 1~10위 배출업소 중 현대제철(2위), 태안화력 본부(3위), 보령 화력발전본부(5위), 당진 화력본부(7위) 등 4곳이 충남에 있다.

실제로 지난 3~6월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을 중단한 결과, 충남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최대 6.2% 준 것으로 국립환경과학원은 6일 발표했다.

3차원 데기 모델링 범위. 남한 지역을 가로 세로 3km 격자로 나눠 세밀하게 분석했다. [자료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3차원 데기 모델링 범위. 남한 지역을 가로 세로 3km 격자로 나눠 세밀하게 분석했다. [자료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문 연구위원은 이번 분석을 위해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과 풍향·풍속 등 기상자료를 바탕으로 3차원 대기모델링 기법을 사용했다. 국내 최초로 남한지역 전체를 가로·세로 3㎞ 격자로 나눠 지자체별, 오염물질별, 오염원의 종류별로 총 255회의 모델 분석과정을 거쳤다.

이를 통해 각 지자체가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얼마나 줄여야 하는지, 인근 지자체와 어떻게 협력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충남 지역에서 농촌 농경지 등에 뿌려지는 암모니아 배출량을 30% 줄일 경우 충남 지역 초미세먼지 연평균치를 ㎥당 1.2㎍(마이크로그램, 1㎍=100만 분의 1g) 낮출 수 있다는 예측값도 제시됐다.

문 연구위원은 "3㎞의 고해상도로 분석했기 때문에 계산량이 많아져 분석에 2년이 걸렸다"며 "2~3년마다 배출량과 기상 자료를 바탕으로 새롭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윤서 안양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는 "농촌의 농사 잔재물 소각 등 통계에 잡히지 않은 미세먼지 배출량을 추적, 대책을 세울 때 이 같은 방법이 아주 유용하다"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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