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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북한 핵개발 재개 위협에 “레토릭 걱정 안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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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폼페이오. [AP=연합뉴스]

폼페이오. [AP=연합뉴스]

미국이 북·미 고위급회담을 앞두고 ‘선(先) 비핵화-후(後) 제재 완화’ 입장을 연일 재확인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세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과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며 “그것은 미국에 의해 검증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그리고 나서(then) 북한 주민들에게 돌아올 보다 밝은 미래”라고 말했다. 비핵화가 우선이고 이를 통한 북한의 경제 발전이라는 선후 관계를 명확히 한 것이다. 8~9일께로 예상되는 뉴욕 북·미 고위급회담에서 핵시설 사찰 등 비핵화 검증을 약속받겠다는 압박성 예고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주에 뉴욕에서 내 카운터파트인 김영철(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과 만날 것”이라고 확인했다.

고위급회담 앞두고 연일 북 압박 #“완전한 비핵화 후 북한 경제개발” #당분간 대북제재 유지 방침 재확인 #북 핵시설 철저한 검증 뜻도 비쳐

폼페이오 장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비핵화가 우선이라는 대북 협상 원칙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지난달 31일 이후 닷새 사이에 벌써 네 번째다. 대이란 제재 복원과 중간선거 지원 등 국내외 현안으로 촘촘한 일정을 소화하는 와중에도 거의 매일 언론을 통해 선 비핵화 원칙을 공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앞서 북한이 핵 개발 재개 가능성을 거론해 위협한 데 대해선 “레토릭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의 상대를 잘 알고 있고, 그들의 입장을 알고 있다”고 일축했다. 북한은 지난 2일 개인 명의 논평으로 미국이 제재를 해제하지 않을 경우 경제 개발과 핵 개발을 병행하는 ‘병진 노선’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를 놓고 “우리는 협상 과정에서 이런 것들을 봐왔다”며 “우리는 매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최종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지 (대북) 경제 제재 완화는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단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같은 날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에도 출연해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보여주기 전에는 제재 완화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완전한 비핵화를 보여줄 뿐 아니라 우리의 능력을 통해 그를 검증하는 것 역시 필수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철저한 검증에서 물러설 뜻이 없다는 얘기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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