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강사 "위안부 할머니, 피해 과장했다" 발언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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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나비 네트워크 연세대 지부가 지난달 22일 연세대 신촌캠퍼스에 붙인 대자보. [사진 연합뉴스]

평화나비 네트워크 연세대 지부가 지난달 22일 연세대 신촌캠퍼스에 붙인 대자보. [사진 연합뉴스]

연세대 강사가 수업 도중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피해를 과장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평화나비 네트워크 연세대 지부(이하 연대나비)는 지난달 4일 인천 송도 국제캠퍼스의 한 글쓰기 수업에서 S강사가 “조선의 당시 인구가 2000만명인데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가 20만 명이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할머니들의 증언뿐인 상황인데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겪은 피해를 과장하고, 할머니들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1일 밝혔다.

S 강사는 이 수업에서 “영화 '아이캔스피크'의 모델이 된 (이용수) 할머니는 증언 때마다 잡혀간 나이와 상황이 달라진다”, “(위안부) 피해자들을 관리하는 사람이 폭행을 두고 볼 리 없고, 일본 군인도 시대의 피해자다”, “할머니들이 끌려간 나이는 적어도 16세 이상이고 13세 이하는 없었다”는 말도 했다고 수강생들이 연대나비측에 제보했다. 

연대나비는 수강생들의 제보를 통해 발언을 확인했다며 S강사의 사과를 요구하는 대자보를 캠퍼스에 붙였다.

문제가 공론화되자 S강사는 지난달 25일 수업시간에 유인물을 배포해 자신의 발언은 하나의 견해였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비공식적 토론일수록 어떤 발언도 수용될 수 있어야 한다”며 자신의 발언이 연대나비를 통해 공개된 데 대해 유감을 표현했다.

S강사는 유인물에서 “토론에서 차별이나 명예훼손 등과 관련한 발언이 나오면 그 자리에서 지적하고 사과를 요구할 수 있다.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토론 자격을 박탈하는 등의 방법으로 해결 할 수 있다”며 “이를 외부의 힘으로 해결하려 하는 것은 토론에 참여한 사람들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스스로 포기하는 일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S강사의 이같은 행동에 대해 연대나비는 “수업 안에는 교수와 학생이라는 위계가 존재한다. 토론 수업이라고 교수의 발언이 학생의 발언과 같은 무게를 갖는 하나의 견해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교수로서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라며 “(S강사의 주장은) 앞으로 계속 수업을 들어야 하는 제보자들에게 죄책감과 부담감을 지게 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현재 연세대 측은 S강사에게 해당 사건 경위에 대한 설명을 듣는 등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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