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혼혈 형제 '하인스 워드처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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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혼혈 스포츠 스타 하인스 워드(30.피츠버그 스틸러스)가 활약하고 있는 미 프로풋볼리그(NFL)에 한국계 혼혈 형제가 뛴다. 한인 이민 역사와 미식축구 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주인공은 뉴욕 자이언츠 소속 윌 뎀프스(27.(左))와 올해 신인으로 디트로이트 라이언스에 입단한 마커스 뎀프스(23.(右)) 형제. NFL의 한국계 형제 데뷔는 샌디에이고주립대학(SDSU)을 졸업한 동생 마커스가 라이언스와 계약하면서 성사됐다. 마커스의 친형인 윌은 이미 NFL에서 5년간 잔뼈가 굵은 고참 선수다.

2001년 볼티모어 레이븐스에 입단한 윌은 올해 뉴욕 자이언츠로 팀을 옮겼다. 자이언츠와 라이언스는 같은 내셔널풋볼컨퍼런스(NFC) 소속이어서 형제 간의 맞대결도 기대할 수 있다.

이들 형제는 20년 동안 미 공군에 근무한 흑인 아버지 윌리엄 뎀프스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나란히 180㎝의 키에 빠른 몸놀림을 자랑한다. 형제는 둘 다 로스앤젤레스 북쪽 팜데일에 있는 하일랜드 고교와 SDSC를 졸업했고 포지션도 수비의 최후방을 지키는 세이프티(safety)로 같다. 자료상 실력은 형이 더 뛰어나다. 윌은 대학 졸업 당시 드래프트로 레이븐스에 지명됐고 데뷔 후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최근 4년 동안 243개의 태클을 기록할 정도로 수비 센스가 뛰어나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자 수비를 강화하려는 팀들이 윌을 모셔가기 위해 줄을 섰다. 자이언츠를 비롯, 미네소타 바이킹스,마이애미 돌핀스 등에서 러브 콜을 받은 윌은 전력이 탄탄한 자이언츠와 5년간 12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동생 마커스는 윌처럼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서 입단하지는 못했지만, 라이언스 루키 캠프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여 정식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미식축구에서 흑인 아버지와 일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일본계 혼혈 형제는 남가주대학(USC) 출신의 자니 모튼, 채드 모튼이 있었지만 한국계로는 윌과 마커스가 처음이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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