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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사상 최대 17조5700억 영업이익…8할이 반도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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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삼성전자가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매출 65조4600억원, 영업이익 17조570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분기 사상 최대고, 매출은 지난해 4분기(65조98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실적 호조를 이끈 일등 공신은 단연 반도체다. 연초부터 계속되는 고점 논란에도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3분기 반도체 부문 매출은 24조7700억원, 영업이익은 13조6500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연간 반도체 영업이익(13조6000억원)보다 높다. 전분기보다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15% 증가했다.

고사양 메모리 반도체가 효자 노릇을 했다. 경기도 평택 반도체 공장에 증설한 신규 라인에서 64단 3D V낸드, 10나노급 D램 같은 고사양 메모리 반도체 출하량이 늘었다. 삼성전자는 “이들 제품으로 원가 경쟁력을 강화했다”며 “기술 리더십과 탄력적인 제품 라인업을 통해 시장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디스플레이·가전도 선전, 모바일은 부진

반면 반도체와 함께 삼성전자 사업의 양대 축인 모바일 부문은 부진한 실적이 이어졌다. 실적 신기록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3분기 IM부문은 매출 24조9100억원, 영업이익 2조22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보다 매출은 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7% 줄었다. 모바일 부문의 전성기로 꼽히는 2013년 3분기 영업이익(6조7000억원)의 33% 수준이다. 불과 5년 만이다.

8월 출시한 ‘갤럭시노트9’ 판매실적은 호조를 보였지만,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량이 줄었다. 갤럭시A 시리즈 등 중저가폰 라인업 강화에 나섰지만, 중국 업체의 공세를 막아내기는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뉴스1]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뉴스1]

디스플레이 부문이 매출 10조900억원, 영업이익 1조1000억원으로 부진했던 전분기의 먹구름을 털고 선방했다. 1400억원에 불과했던 전분기 영업이익보다 88% 증가했다. 애플이 지난달 ‘아이폰XS’ ‘XS맥스’ ‘XR’ 등 신제품을 출시하며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급이 늘어난 영향이다.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에 가격이 크게 하락했던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반등도 효자 노릇을 했다. 최근 중국 업체가 가격 상향 조정에 나서자 전체 LCD 가격이 상승세다.

가전 부문 실적도 호조다. 3분기 매출 10조1800억원, 영업이익 5600억원을 올려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TV, 초대형 TV를 비롯해 셰프컬렉션 냉장고, 플렉스워시 세탁기 등 프리미엄 제품 확대를 꾀하고 있다.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4분기 실적 하락 전망

실적 신기록을 세웠지만, 전망은 밝지 못하다. 당장 4분기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 전체 영업이익의 80%를 차지한 반도체 가격 하락에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는 4분기 D램 가격(고정거래가격)이 3분기 대비 5% 정도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당초 예상보다 1~2% 낮다. 낸드플래시의 평균 판매 단가는 12%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SSD 시장 확대, 모바일용 용량 제품 수요 증가 등으로 수요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지만, 가격 하락의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도 “반도체 시황 둔화로 전사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모바일 부문 실적도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략폰 출시 계획이 없는 데다 중저가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고사양 중저가 스마트폰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지만,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설 투자도 차근히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시설 투자에 31조8000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도체에 24조9000억원, 디스플레이에 3조7000억원 등이다. 3분기에만 5조6000억원(반도체 4조5000억원, 디스플레이 5000억원)을 시설 투자에 썼다.

주당 354원 분기 현금 배당… 총 2조446억원

한편 삼성전자는 31일 이사회를 열고 주당 354원의 분기 현금 배당금을 지급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배당금 총액은 약 2조4046억원으로, 배당 기준일은 지난달 30일이며 다음 달 20일 지급 예정이다. 시가 배당률은 보통주가 0.8%이고, 종류주는 1.0%다.

삼성은 지난해 총 5조8000억원을 배당으로 지급한바 있다. 올해는 이보다 3조8000억원가량 늘어난 9조6000억원을 배당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번 분기 배당은 그 중 약 4분의 1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말 현재 순현금이 76조1000억원으로, 1년 전(57조5200억원)보다 32.3% 늘었다고 밝혔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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