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국회] 싸가지는 없고 4가지만 있는 정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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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참견정부 인사들은 근본적으로 싸가지가 없다

'싸가지'란 어휘는 '싹수'의 방언이다. 싹수를 사전적으로 정의하면, '앞으로 잘 트일만한 낌새나 징조' 즉 미래애 대한 희망(hope)이나 좋은 전조(a good omen)를 의미한다. 적극적 긍정을 뜻하는 어휘인데, 청개구리 마냥 반대로 튀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싹수란 표준어 대신 싸가지란 방언을 동원해 '싸가지 없는...' 이란 말로 형용하면 좀 더 강한 뉘앙스를 풍긴다.

언제부터인지, 우리 사회에 이 싸가지란 어휘가 의미있는 화두로 등장했다. 특히 노무현정부 출범 이래 시민들은 우리 사회에서 싸가지가 점차 실종돼 가고 있음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사회 구성원의 다양성, 사회 계층 및 구조의 다원화를 무시한 채 소위 코드 중심의 극도의 편가름을 일삼는 참견정부 추종자들의 돌출적 행태에 염증이 일었기 때문이다.

노사모의 대표란 노모 여인은 같은 여인으로서 여성의 생명이나 다름 없는 얼굴에 자상을 입은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테러 사태에 성형수술 운운하며 비아냥댔다. 민족문학작가회의 소속 송모란 걸레시인(?)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육두문자를 버무려 저열한 언어의 테러로 싸가지를 갈무리하고 있다. 노대통령의 졸개라고 스스로 공언한 현직 장관, 유모 코드인사는 토론시 얼굴에 칼주름을 새겨가며 자신과 반대의 입장에 선 상대방을 짓뭉개려 든다.

집권세력 및 그 추종자들이란 게 매사에 최소한의 아량이란 눈꼽 만큼도 찾아볼 수 없고, 도대체 타협과 의견의 수렴을 모른다. 한 마디로, 같은 말을 해도 무척 싸가지가 없게 한다. 스스로 진보 또는 노대통령 말마따나 좌파신자유주의정부라고 하면서 너무도 언행을 싸가지 없게 하니 국민들의 머리 속에는 이 정부 코드인사들이 극도로 좌로 경도된 선동가들로 각인될 수 밖에 없다.

2. 싸가지는 없고 4가지만 있다

성장을 통해 파이를 키워 분배의 효과와 효율을 꾀해야 하는데, 파이가 제대로 키워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스스로 세금폭탄이라 해가며 대다수 중산층의 재산을 갈취한다. 국민에게 싹수를 보이지 못하고 싸가지가 없게 보이는 행태를 반복한다. 입술에 침만 번지르르하게 바른 채 자신들의 주장이 최고선이라 겅변하지만 진정성이라곤 티끌 만큼도 찾아볼 수가 없다.

입으로는 개혁, 평화, 민주, 혁신 등 4가지를 외치며 실제로는 무능, 저열, 갈등, 퇴보의 4가지만 보여 준다. 개혁세력의 선봉이라는 청와대의 386 비서관(행정관)들이 권력을 쟁취한 그 날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보여 준 행태란 게 진실로 싸가지 없는 행위들의 파노라마다.

노대통령이 취임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2003 년 6 월 초, 청와대 비서관 및 행정관 9 명이 유사시에 대비하여 항상 비상대기해야 할 전라북도 소유 소방헬기를 무단으로 차출해 새만금지역을 시찰하다 국민의 지탄을 받고 그 중 몇 명이 옷을 벗었다.

이듬 해 2004년도엔 양모 홍보기획비서관이 노대통령 참석 외부행사의 행사비를 강제로 부담토록 민간업체에 부적절한 요구를 하다 언론의 조명과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올해만 해도 이승이란 행정관은 부하 여직원과 바람을 피우다 부인이 눈치를 채자 부인을 저승으로 보낸 뒤 구속되는가 하면, 그 이후로도 권부의 중심에 또아리를 튼 행정관들이 부적절한 골프, 기타 부조리한 행위로 줄줄이 옷을 벗었다.

개혁이란 애드립만 줄기차게 반복하면서 뒤로는 싸가지 없이 호박씨만 깐 것이다. 말로는 참여정부라 하면서 쓸데 없이 사사건건 국민의 일상사에 참견을 거듭해 참여정부인지 참견정부인지 도통 헷갈려 죽을 지경이다. 백주에 부부가 청와대에서 사이좋게 병상에 누워 쌍꺼풀 수술을 해서 눈을 키우면 뭔가 좀 세상을 달리 보지 않을까 일말의 기대를 했으나 역시나다.

3. 깡통 찬 거지도 이토록 저열하게 구걸하진 않는다

국민이 집권여당을 싫어하고 한나라당 같은 야당에 눈짓을 주는 현실이 꼭 야당이 좋아서라기 보다는 집권당이 너무 싸가지가 없기 때문이란 걸 이들은 모른다. 그러니 열우당이 당의장부터 시작해서 뒤늦게 무릎을 꿇고 국민에게 읍소한 들 이미 떠나 버린 민심을 되돌리기엔 지나치게 역부족이다. 오죽했으면 정의채 몬시뇰같은 사회 원로께서 이 정부를 '고속도로에서 역주행하는 정부', 집권여당을 '역주행하는 정당'이라고 혹평을 했을까?

노대통령이 최근에 '요즘 내가 항상 배가 고프다'고 했다는데, 국민의 지탄과 불만을 그리 접하고도 배가 아픈 게 아니라 배 고픈 정도인 걸 보면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듯하다. 국민의 심판은 준엄한 것이다. 민심은 천심이라 했다.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싸가지 없는 행동을 지속하면 국민들도 집권층에 대해 싸가지 없게 반응할 수 밖에 없을 터.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싹수가 있는 국민들인데 어쩌다 이 정부 위정자들이나 관료들은 싸가지 없는 짓을 일삼는지 통탄스러울 뿐이다.

4. 시대에 걸맞는 지도자도 세례 요한같은 참모도 없다

영국의 '앤드류 로버츠'(Andrew Roberts)는 그의 저서 '히틀러와 처칠;리더쉽의 비밀'(Hitler & Churchil:Secrets of Leadership)에서 '지도자는 아무리 대단한 카리스마와 영감을 주는 능력을 갖고 있더라도 시대가 그를 맞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잊혀진 존재가 되고 만다. 지도자에게는 세례 요한과 같은 참모가 필요하며, 역사 또한 기꺼이 그를 인정해야 한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과연 이 땅의 노무현 참견정부내에 세례 요한과 같은 싹수 있는 참모들이 있기나 한지, 노대통령은 우리 시대가 맞을 진정한 지도자감이었는지 심한 의심과 자괴감이 든다.

진실로 싸가지가 실종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암울하다. 이 우울한 시대를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 싹수를 되칮기 위해선 우리 국민의 현명한 자성과 채찍이 필요하다. 그것은 무엇인가? 바로 신성한 주권의 올바른 행사다. 모름지기 우리 국민들이 이제 그만 실성의 비틀거림을 매조지하고 싹수 있는 사회로 거듭나기 위해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 [디지털국회 이상원]

(이 글은 인터넷 중앙일보에 게시된 회원의 글을 소개하는 것으로 중앙일보의 논조와는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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