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은 1957년 고려대 상학과를 졸업한 뒤 작은 무역회사에 다니다 화학 원자재 수입업, 가발 제조업 등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78년 '섬유유연제'라는 아이템을 가지고 생활용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부분 소비자가 섬유유연제라는 이름조차 모르던 시절이라 쓰임새를 설명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했다. '세제 사기도 빠듯한데 유연제는 사치'라는 반응도 많았다. 그러나 "소득 수준이 올라갈수록 점점 커질 수밖에 없는 시장"이라는 이 회장의 예측은 맞아 떨어졌다.
'피죤'이라는 이름은 계속 유지하면서 콘텐트는 소비자 요구에 따라 바꿨다. ▶정전기 방지▶피부 보호▶구김 방지▶땀 흡수와 살균 등의 기능을 하나하나 추가해 갔다. 최근엔 웰빙 트렌드에 맞춰 아로마 성분을 추가한 제품을 내놨다. 이 회사는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을 위해 매년 매출액(지난해 1600억원)의 10% 정도를 연구개발비에 투자하고 있다. 현재 피죤연구소에는 30여 명의 연구원이 일하고 있다.
최근 이 회장에겐 또 다른 경사가 있었다. 미국 메릴랜드주립대에서 경제학 교수로 재직중인 아들 정준(39)씨가 이달 초 종신재직권(Tenure)를 받은 것이다. 이씨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은행에서 근무하다 미국으로 건너가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김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