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금리 인상, 미 국채 금리 급등 … 미국발 악재 나올 때마다 ‘검은 ○요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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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에만 해도 장중 2600선이라는 전인미답의 고지를 점령했던 코스피 지수는 어떻게 9개월 만에 2000선 붕괴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을까. 지난 아홉 달 동안의 변곡점을 되짚어 보면 그 배경에는 여지없이 ‘미국’이 있었다.

반도체 경기 논란도 하락 부추겨

코스피 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거나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할 조짐을 보일 때마다 여지없이 큰 폭으로 추락했다. 여기에 미국 주가 하락이 곁들여지면 더 큰 태풍을 맞았다.

2월 2일부터 7일까지 4일간 코스피 지수는 171.98포인트(6.7%)나 하락했다. 미국 금리 인상 이슈가 본격적으로 불거졌을 때다. 2월 초 미국은 고용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며 물가 상승에 대한 전망이 강화됐고, 이로 인해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급등하면서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미 연준의 급격한 긴축 전환에 대한 우려도 팽배했던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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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3일의 코스피 지수 79.26포인트(3.18%) 급락에는 미·중 무역갈등에 대한 우려가 배경으로 자리했다. 전날인 3월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 및 투자 제한 방침이 담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강경 발언이 나올 때마다 지수는 1~2%씩 떨어졌다.

이번 코스피 지수 하락은 미국발(發) 증시 쇼크가 발단이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독야청청하던 미국 증시마저 국채 금리 상승과 미·중 무역갈등의 여파를 이기지 못하고 폭락하는 이른바 ‘검은 수요일’이 발생했고, 이는 11일 한국 증시의 ‘검은 목요일’로 이어졌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4.4%나 폭락했다. 이날 이후 코스피 지수는 계속해 하락세를 보이다 결국 이날 장중 2033포인트까지 추락했다.

이 밖에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 경기를 둘러싼 논란 ▶미국 이외 선진국들의 금리 인상 움직임 ▶동조화 현상이 짙어진 중국 증시의 지속적 하락 등도 한국 주가지수 하락을 불러온 중요 포인트들로 지목된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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