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이글·버디쇼' 유럽투어 첫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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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프로골프협회(EPGA)투어에서 첫 승을 거둔 최경주가 우승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AP=연합]

최경주(崔京周·33·슈페리어)가 유럽프로골프협회(EPGA)투어에서 첫 승을 거뒀다.

[최경주 유럽 첫승 축하 게시판]

최경주는 21일밤(한국시간) 독일 쾰른의 구트 라첸호프 골프장(파72·6천6백62m)에서 끝난 EPGA투어 린데 독일 마스터스(총상금 3백만 유로)에서 4라운드 합계 26언더파 2백62타로 우승했다.한국 선수가 유럽 골프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최경주가 처음이다.

3라운드에서 단독선두에 나섰던 최경주는 이날 이글 2개와 버디 3개,보기 2개로 5언더파를 몰아쳐 미구엘 앙헬 히메니스(스페인, 합계 24언더)의 추격을 2타차로 따돌렸다.최경주는 우승상금으로 50만 유로(약 6억6천만원)를 받았다.

자로 잰 듯한 정교한 아이언 샷에서부터 컵 속에 쏙쏙 빨려드는 퍼팅까지 나무랄데 없는 경기였다. 최경주(33.슈페리어)는 마치 지난해 5월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컴팩 클래식에서 생애 첫승을 거뒀을 때처럼 완벽한 샷으로 유럽투어 첫 정상에 올랐다.

PGA에 진출한 뒤 처음으로 나선 유럽투어 대회였지만 최경주는 대회 기간 내내 자신감 넘치는 파워 샷으로 대회 최저타 기록을 2타 경신했다. 특히 4라운드에선 우승에 대한 압박감을 떨치고 이글 2개, 버디 3개에 보기 2개를 기록했다.

이날의 승부처는 파5의 13번홀(파4백65m).

12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공동 3위로 처졌던 최경주는 두번째 샷만에 온그린에 성공한 뒤 5m 거리의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며 2타를 줄여 단숨에 선두에 복귀했다. 14번홀(파4.4백19m)의 파퍼팅도 우승의 밑거름이 됐다.

티샷한 공이 벙커에 빠진 데 이어 두번째 샷마저 그린 왼쪽 벙커에 들어가 보기를 범하는 듯했지만 최경주는 4m가 넘는 거리에서 내리막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시켜 위기를 벗어났다.

최경주는 이날 4개의 파5홀에서 이글 1개, 버디 2개, 파 1개를 기록했다. 결국 파5홀에서 4타를 줄인 것이 우승의 밑거름이 된 셈이다. 5번홀(파4.3백99m) 1백m가 넘는 거리에서 한 두번째 샷이 컵 속에 빨려들면서 행운의 이글을 기록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최경주는 4라운드에서 25개의 퍼팅 수를 기록하는 등 이번 대회 들어 부쩍 향상된 퍼트 실력을 선보였다. 지난 4월 마스터스 대회 때 사용하던 예스사의 C그루브 퍼터를 다시 들고 나온 최경주는 4~5m 거리의 퍼팅을 놓치지 않고 컵 속에 떨어뜨려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최경주는 "이곳에서 임시로 채용한 캐디(앤디 프로저)가 거리 계산을 정확하게 해준 덕분에 편안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 코스도 정말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미구엘 앙헬 히메네스(스페인)가 합계 24언더파 2백64타로 2위, 니콜라스 파스(스웨덴)와 이언 폴터(영국)가 23언더파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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