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만 인파"부시 아메리카"환호|포근한 겨울속 45초만에 선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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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부시」대통령의 취임식은 20일 오전11시30분(한국시간 21일 오전1시30분) 워싱턴시 중심부인 미 의사당 서쪽 뜰에서 거행됐다.
「부시」대통령은 전국에 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정확하게 오전11시59분15초에 취임선서를 시작, 45초만에 선서를 끝냈다.
정각 정오, 미국 헌법이 정한 바에 따라 미대통령의 권한이 「레이건」전대통령으로부터 「부시」신임대통령으로 넘어갔다.
의사당 앞에서부터 워싱턴 기념탑에 이르는 거대한 광장을 가득 메운 14만여명의 관중들로부터 일제히 우뢰와 같은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미합중국의 제41대 대통령이 정식으로 임기를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1년 전부터 경호준비>
○…이날정오의 햇살이 잿빛 구름에 간간이 가려지는 가운데 예정보다 3분여 늦게 시작된 취임식에서 「부시」신임대통령은 투명방탄막의 보호를 받으며 약15분간 취임연설을 거행.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수백명의 비밀경호원들이 요소 요소에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나 식장인 의사당 인근에만 10만여 인파가 모였음에도 불구, 별다른 상황이 없자 경호당국은 안도의 숨을 쉬는 모습.
미 보안당국은 이번 취임식 보안을 위해 1년전부터 경호계획을 짜는 한편 의사당과 백악관의 보안을 강화한 것은 물론 의사당에서 백악관으로 이르는 펜실베이니아가의 모든 맨홀을 봉인하는 등 그동안 경호업무에 만전을 기해왔다.
○…이날 미 대통령의 권한이 「부시」에게 넘겨졌다는 사실을 더욱 뚜렷이 한 것은 대통령 취임식단 바로 옆에서 핵가방을 들고 대기중이던 「레이건」의 보좌관이「부시」측에 이 가방을 넘기는 광경이었는데 이 가방은 대통령만이 내릴 수 있는 핵폭탄의 발사명령에 대한 비밀코드 번호 등이 담겨 있다는 것.

<85년엔 한파로 취소>
○…취임식행사가 진행된 워싱턴시의 날씨는 겨울답지 않게 섭씨10도로 온화해 행사를 준비해온 관계자들을 안도하게 했다.
지난 85년 「레이건」대통령의 두번째 취임식은 때마침 불어닥친 한파로 인해 취임선서가 옥내에서 행해졌으며 축하사열이 취소됐었다.

<말 4백57마리 뒤따라>
○…취임식이 끝난후 「부시」부처는 「퀘일」부통령부부 및 미전역 50개주 대표들과 함께 의사당에서 백악관에 이르는 약2km의 펜실베이니아가로 퍼레이드를 리드했다.
「부시」대통령의 승용차 뒤로는 약1만2천명의 도보행진자, 4백57마리의 말, 그리고 축하 차량들이 뒤따랐다.
「부시」대통령 부처는 컨스티튜션 가에 이르자 방탄리무진승용차에서 내려 부부가 운집한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며 약5분간 도보로 행진했다.
이어 약10분간 승용차로 행렬을 이끈 「부시」부처는 연방수사국 (FBI)과 법무성건물 앞에서 다시 승용차에서 내려 연도에 열 지어 있는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고 손을 흔들었다.

<우체통·휴지통 등 철거>
○…펜실베이니아 가를 중심으로 동서4km, 남북2km에 걸친 지역은 오전8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차량운행이 금지됐으며 연도의 모든 우체통·휴지통·신문가판대는 철거됐다.
폭발물 탐지견들이 도처에 깔렸으며 단상에 가까운 4만여명의 관중들은 일일이 금속탐지기를 통과한 후에야 입장이 허용됐다.

<퀘일부부와 함께 예배>
○…「부시」부처는 이날 아침 백악관에서 「퀘일」부통령부부와 함께 코피를 마시며 담소한뒤 곧장 성요한 교회에 가서 예배를 보았다.
예배를 마친 「부시」대통령은 기도내용을 묻는 기자들에게 『세계평화와 미 국민들의 번영을 위해 기도했다』고 웃으면서 답변했다.

<듀카키스 tv만 시청>
○…지난 선거에서 민주당 대통령후보로 「부시」와 맞서 싸웠던 민주당의 「듀카키스」 매사추세츠주 지사는 취임식 현장에 참석하지 않고 집에서 TV로 이를 지켜보았다.
「듀카키스」는 그러나 「부시」의 승리로 끝난 지난번대통령 선거결과에 대해 승복한다면서 『그가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기를 기원하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같이 일하고 싶다』고 정치에 대한 집념이 여전함을 과시했다.

<모친 관절염 걱정도>
○…「부시」신임대통령은 취임선서를 불과 몇시간 앞둔 속에서도 느긋한 표정으로 기자들과 만나는가 하면 관절염을 앓고있는 모친을 걱정하는 등 여유를 과시해 부통령출신다운 경륜을 과시.

<손자안고 공연 관람>
○…「부시」는 19일 저녁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초호화 취임축하행사에 참석,전심전력으로 모든 국민의 뜻을 대변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다짐.
TV로 미 전역에 생중계된 이날 축하행사는 저명한 전뉴스 앵커인 「월터·크론카이트」 의 인사말에 이어 축하공연의 순으로 진행됐는데 원로가수 「프랭크·시내트라」, 발레댄서「미하일·바리시니코프」등은 모르몬타버너클 합창단과 함께「부시」에게 축하인사를 보냈고 「부시」는 손자를 무릎에 앉힌채 청중들에게 박수와 손짓으로 답례.

<미 대통령사 3개 기록>
○…이번 「부시」미대통령의 취임으로 미국대통령사에는 3개의 새 기록이 추가됐다고.
▲「부시」대통령은 1837년 「마틴·밴·뷰런」대통령에 이어 1백52년만에 처음으로 부통령에서 바로 대통령으로 올라간 대통령이 됐다.
▲「레이건」대통령은 1820년 「제임스·먼로」대통령 이후 처음으로 「마의0으로 끝나는 해」에 당선된 대통령로서 임기도중 사망하지 않고 임기를 무사히 마친 대통령이 됐다.
▲미국은 1862년 이후 처음으로 4명의 전직대통령들이 생존하게 됐다.「닉슨」,「포드」, 「카터」「레이건」전대통령이 그들이다.

<"암살기도 조심"충고>
○…「낸시·레이건」전 퍼스트레이디가 즐겨 찾았던 한 점성가는「조지·부시」신임대통령에게 『태양이 쌍둥이 좌에 이를때 주의하고 경호원 없이 집을 나서지 말 것』이라고 충고.
「조안·퀴글리」라는 이 점성가는 「부시」가 암살기도에 직면할지도 모른다면서『「부시」는 「존·F·케네디」에 이어 태양이 쌍둥이 좌에 위치하게 되는 두번째 대통령』이라고 설명.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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