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서춘강씨 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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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난 60년대 초반 농구의 박신자 시대가 열리고 있을 때 배구에선 서춘강이란 발군의 스타가 코트를 누비고 있었다.
물찬 제비처렴 날아올라 상대진영을 향해 무자비한 강타를 터뜨리며 당시 제일은행팀을 우승으로 이끌던 주공격수 서춘강 (47). 올드 팬들의 눈에 선한 서씨도 이제는 3남 1녀의 어머니로서 불혹의 연륜을 훨씬 지나 초로의 문턱에 서있다. 『아직도 20대와 견줄만한 체력을 자신한다』는 서씨는 7년 전부터 배우기 시작한 골프가 아마경지를 벗어난 싱글 (핸디5). 어머니 서씨의 탁월한 운동감각을 물려받은 탓인지 둘째아들 정현(19·고려대 농구팀 센터)과 막내아들 승현(18·경기고2. 승마상비군) 도 국가대표급 선수로 팀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3모자를 뒷바라지하고 있은 부군 노경하씨(노경하·51·서일산업대표)는 비경기인 출신이면서 지난70년대 농구협회 부회장직을 맡은바 있는 스포츠 애호가.
노씨는 71년 아시아농구연맹 중앙집행위원으로 선임되어 중국과의 첫 교류전을 주선, 그 공로로 체육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둘째 정현군은 취미로 농구볼을 만지다가 경복고2년 때 농구선수가 된 대기만성형. 그러나 농구시작 1년 만인 87년 중앙일보사 주최 쌍룡기대회에서 MVP를 차지하는 등 유망주로 부각됐다.
정현군은 올 봄 청소년대표로 선발되어 오는 24일 필리핀에서 개막되는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막내 승현군도 언북중 재학시 친구를 따라 승마구경 갔다가 말을 타게됐다. 올해 국가대표상비군에 선발되기까지 주요대회를 석권하며 타고난 재능을 과시했다. 어머니 서씨는 『아무도 운동을 권유하지 않았다』면서 『스스로 취미를 붙여 열심히 하는 것을 눈여겨 보아왔을 뿐』이라며 국가대표가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각기 다른 스포츠를 즐기며 함께 모일 기회가 드문 이들은 휴일이면 가급적 유일한 가족공동의 스포츠인 골프를 즐기며 얘기를 나눈다.
골프는 구력이 가장 요래된 아버지 노씨가 핸디10이고 노씨로부터 배운 어머니 서씨도 이젠 뛰어난 기량을 과시, 아마여성대표로 한·일 친선경기에 출전하기도 했다.
둘째 정현군도 스포츠에는 재능이 뛰어나 핸디10이고 막내 승현군만이 좀 떨어지는 핸디20이다. 이렇듯 각기 다른 스포츠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도 가족공동의 스포츠를 개발, 독특한 가정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서씨 가족은 올해에도 건강과 행복이 넘치는 가정을 이루겠다는 의욕에 불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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