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동유럽에 미사일 방어망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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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동유럽에 미사일 방어망(MD)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22일 미 국방부가 밝혔다. 앞서 뉴욕 타임스는 미국이 2011년까지 유럽 지역에 10기의 요격 미사일을 배치할 계획이며, 폴란드와 체코가 적극적이라고 보도했다. 요격 미사일 기지로 동유럽 지역이 유력한 것은 중동 지역과 가까워 서유럽이나 미국을 겨냥한 미사일 공격을 차단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란은 유럽이나 미국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대륙 간 탄도탄을 아직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이에 대해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이란이 최근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요격 미사일 배치에도 시간이 걸리는 만큼 가급적 빨리 기지 건설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은 러시아다. 폴란드나 체코에 미사일 기지가 설치될 경우 옛 바르샤바조약기구 회원국에 미군이 최초로 주둔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유리 발루예프스키 러시아 총참모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폴란드 등을 겨냥, "미사일 기지를 설치할 경우 스스로 위험을 키우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에 모두 9기의 지대공 요격미사일을 배치해 놓고 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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