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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새 공장 2100명 고용 … 문 대통령 “아낌없이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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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문재인 대통령이 4일 SK하이닉스 새 반도체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뒤 생산시설을 둘러보다 하트를 그리며 환영하는 직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4일 SK하이닉스 새 반도체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뒤 생산시설을 둘러보다 하트를 그리며 환영하는 직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4일 “투자를 늘려 일자리를 만들고 중소기업과 상생해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기업에 대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충북 청주 테크노폴리스에 SK하이닉스가 새로 지은 M15 반도체 공장 준공식 행사에서다. 문 대통령이 대기업을 찾은 것은 현대차·한화·LG·삼성에 이어 이번이 다섯 번째다. 국내 대기업 생산 현장을 방문한 것은 올 2월 한화큐셀 공장 이후 8개월 만이다. 일자리위원회 8차 회의도 이 자리에서 주재했다.

취임 후 다섯 번째 대기업 방문 #“협력업체 채용 3000명 늘 것” #일자리 확대, 중기와 상생 평가 #최태원 회장 “반도체 인프라 공유”

문 대통령이 찾은 M15 공장은 SK하이닉스의 여섯 번째(국내 다섯 번째) 반도체 생산기지다. 축구장 8개 넓이인 6만㎡(약 1만8000평) 대지 위에 지상 71m 높이의 복층 구조로 지어졌다. 지난해 4월 착공했으며 이날은 반도체 클린룸 준공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이 공장엔 지금까지 2조2000억원이 투자됐으며, 순차적으로 장비를 들여와 이르면 올 연말부터 생산을 시작한다.

새 공장이 가동되면 무엇보다 지역경제에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말까지 이 공장에 1000여 명을 신규 투입한다. 근무 인력은 2년 안에 2100명으로 늘어난다. 문 대통령은 “협력업체 채용 인원도 3000명으로 늘어날 예정”이라고 직접 언급하며 이번 투자가 가져올 고용 확대를 높게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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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선 협력업체 및 지역사회와의 상생이 유난히 강조됐다. 하이닉스 측은 공장 가동을 상징하는 웨이퍼 투입식에 협력사 대표, 지역 소상공인 등을 초대했다. 반도체용 특수가스 업체인 TEMC의 유원양 대표는 “SK하이닉스의 기술혁신 기업으로 선정돼 더 많은 사업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한때 해외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던 하이닉스가 세계 반도체 리더로 자리매김하기까지 국가와 지역사회에 큰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며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반도체 지식과 인프라 공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M15 공장은 최태원 회장의 ‘낸드플래시 승부처’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이 “이번 청주공장 준공으로 낸드플래시 경쟁력에서도 앞서 나갈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한 이유이기도 하다.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전원이 꺼져도 저장한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반도체로 휴대용 기기가 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 D램 업체인데, 이번에 낸드플래시 비중을 확대해 사업구조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의 상반기 매출 비중은 D램과 낸드가 각각 80%, 18%였다. 낸드에선 삼성·도시바·웨스턴디지털·마이크론에 이어 세계 5위다(2분기). 시장점유율은 10.6% 수준이다.

다만 낸드플래시 가격이 하락세인 게 복병이다.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56Gb(32GbX8 MLC) 제품의 현물가격은 올 초 13.3달러에서 지난달 10.5달러로 20.9% 하락했다. 모건스탠리 등 세계 투자은행은 “낸드는 이미 공급 과잉”이라고 분석한다.

이런 비관론 속에서 SK는 지난해 영업이익(약 13조원)을 뛰어넘는 18조원을 추가 투자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 미래 수요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수요는 계속 늘고 있어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분석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출하량이 40%가량 늘면서 25%의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면서도 “선도 투자를 통해 세계 3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문 대통령을 비롯해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450여 명이 참석했다.

청주=이상재 기자, 위문희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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