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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 "첫째 둘째 출산 때도 아내가 무통주사 원하지 않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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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 스포츠 해설가. [중앙포토]

이영표 스포츠 해설가. [중앙포토]

KBS 축구 해설위원 이영표가 셋째 출산 당시 아내를 설득해 “주님이 주신 고통이라면 피하지 말자”며 무통주사를 맞지 않았다는 에세이 내용에 대해 해명했다. 첫째와 둘째 출산 때도 아내가 원하지 않아 무통주사를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영표는 4일 오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항상 뉴스의 스포츠면에서만 여러분들과 함께 울고 웃다가 처음으로 사회면에서 네티즌을 만나며 깨달은 것은 깜짝 놀랄 정도로 정교하고 거칠다는 것”이라며 “강력범죄와 수많은 불법을 다루어온 분들이라 그런지 댓글이 상당히 세련되고 날카로웠다”고 글을 시작했다.

이영표에 따르면 2005년 그가 네덜란드에서 유럽챔피언스리그에 출전했을 때 아내는 축구에만 집중하라며 혼자 한국에 귀국해 첫 아이를 출산했다. 당시 ‘무통주사를 맞고 출산하자’는 이영표의 의견에 아내는 “무통주사를 맞으면 아이가 힘들다”며 끝내 주사 없이 첫 아이를 출산했다.

런던에서 둘째가 태어날 당시에도 아내는 무통주사를 맞지 않았다고 한다. 이영표는 “첫째 아이가 어머님과 함께 집에서 기다리는데 주사를 맞으면 출산시간이 길어진다는 이유였다”며 “제게 이런 마음을 가진 아내가 자체가 축복”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의 셋째가 등장한다”며 “셋째를 출산할 때쯤 저는 창세기를 읽고 있었고 출산을 코앞에 둔 터라 유독 출산의 고통을 언급한 부분에 눈길이 갔다”며 “종종 신앙적인 생각을 서로 나누는 우리 부부에게 첫째와 둘째에 이어 셋째를 출산할 때 주사를 맞지 않는 일은 여전히 두려운 일이긴 하지만 고민한 일도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선수생활을 하는 후배가 ‘무통주사를 꼭 맞아야 하는 거냐’고 묻기에 이영표는 “선택사항이니 원하는 대로 하라”고 답했고, 옆에 있던 아내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해”라고 말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영표는 또 자신이 독실한 크리스천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어디 가서 크리스천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운 수준”이라면서도 “진짜 믿음 좋고 바른 기독교인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오해로 인한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영표는 “실제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그저 겉으로 듣고 본 것만으로 남을 판단하는 친구나 동료 혹은 주변 사람들을 볼 때 우리는 모두 마음에 상처를 받게 된다”며 “상황 이면과 주변을 동시에 살필 수 있는 통찰력을 지닐 때 우리의 삶이 서로를 행복하게 하는 삶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매일같이 수백개씩 쏟아져 나오는 각종 기사마다 여지없이 묻어있는 분노의 찌꺼기들을 보며 살기에는 우리의 삶이 너무나 짧다”며 “누가 설령 실수했다고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그 사람을 품을 수 있는 작은 마음의 공간이 없는 걸까요”라고 반문했다.

이영표는 지난 6월 출간한 에세이집 『말하지 않아야 할 때』 중 ‘무통주사’라는 글에서 셋째 출산 당시 “모든 산모가 이 주사를 맞는다”며 간호사에게 무통주사를 권유받았으나 “하나님께서 여자에게 해산의 고통을 주신 것과 남자에게 이마에 땀을 흘려야 먹고 살 수 있다고 하신 창세기 3장 16절을 찾아 읽었고, 주님께서 주신 해산의 고통이라면 피하지 말자 이야기했다”고 적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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