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통신 “종전은 흥정물 아냐…우리도 연연하지 않을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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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산책 중인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6월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산책 중인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일 논평을 통해 종전은 비핵화 조치와 맞바꿀 '흥정물'이 아니라며 미국이 종전을 바라지 않는다면 자신들도 이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중앙통신은 이날 '종전은 누가 누구에게 주는 선사품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이같이 언급했다.

통신은 논평에서 "최근 미국의 조선 문제 전문가들 속에서 미국이 종전선언에 응해주는 대가로 북조선으로부터 핵 계획 신고와 검증, 영변 핵시설이나 미사일 시설 폐기 등을 받아내야 한다는 황당무계하기 짝이 없는 궤변들이 나오고 있다"며 종전과 비핵화 문제를 거론했다.

그러면서 "종전은 결코 누가 누구에게 주는 선사품이 아니며 우리의 비핵화 조치와 바꾸어먹을 수 있는 흥정물은 더더욱 아니다"라며 "미국이 종전을 바라지 않는다면 우리도 구태여 이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통신은 종전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통신은 "조미(북미)가 6·12 조미 공동성명에 따라 새로운 관계수립을 지향해 나가는 때에 조미 사이의 교전 관계에 종지부를 찍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종전은 조미 쌍방뿐 아니라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를 원하는 동북아시아 지역 나라들의 이해관계에 다 부합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종전은 정전협정에 따라 이미 반세기 전에 해결되었어야 할 문제"라며 "미국도 공약한 새로운 조미관계 수립과 조선반도의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가장 기초적이고 선차적인 공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과거 조지 W부시 행정부 시기, 2007년 남북정상회담 10·4 선언, 4·27 판문점 선언을 언급하며 "우리보다도 미국을 비롯한 다른 당사자들이 더 열의를 보인 문제"라고 거듭 밝혔다.

아울러 통신은 종전선언 체결이 북한의 진전된 비핵화 조치에 대한 반대급부로서 주어져야 한다는 미국 측 입장에 반발하는 태도를 보였다.

통신은 "우리는 조미 공동성명 이행을 위해 실질적이고도 중대한 조치들을 계속 취하고 있지만, 미국은 구태의연하게 대조선 제재 압박강화를 염불처럼 외우며 제재로 굴복시키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선 문제를 전문으로 다룬다는 사람들이 60여 년 전에 이미 취했어야 할 조지를 두고 이제 와서 값을 매기면서 그 무슨 대가를 요구하는 광대극을 놀고 있냐"고 비판하며 "그 누구든 진정으로 조선반도의 핵 문제 해결에 관심이 있다면, 핵 문제 발생의 역사적 근원과 그 본질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가지고 문제 해결에 임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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