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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소득주도성장 대항마 '국민성장론' 꺼내…"공공부문 혁신, 최저임금제 개혁"

중앙일보

입력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에 맞선 대안으로 ‘국민성장론’을 16일 내놨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김성태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함께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소득주도성장론은 말만 성장이지 성장정책이 아니다”라며 “새로운 성장 담론의 출발점은 역량 있는 국민에게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칭 ‘국민성장’ 정책은 경제 자유를 강조하면서 국민들이 맘껏 뛰는 국가시스템을 만들어 국가는 필요한 지원만 하자는 것”이라며 “일종의 탈국가주의 정책으로 기본 컨셉은 자율과 공정배분”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오른쪽)이 12일 국회에서 국토교통부 부동산 관련 발표에 앞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오종택 기자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오른쪽)이 12일 국회에서 국토교통부 부동산 관련 발표에 앞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오종택 기자

한국당이 꺼내 든 국민성장론은 소득주도성장론의 대척점에 가깝다. 소득주도성장론이 계층별 국민 소득을 증대시켜 소비와 투자를 키우겠다는 것이라면 국민성장론은 시장의 자율성을 지금보다 확대해 기업 투자를 늘리고 생산과 소비를 진작시키겠다는 그림이다.

김 위원장은 “투자를 활성화하고 그 투자가 생산으로, 생산이 소득으로 이어지고, 소득이 소비로 이어지며 재투자 되는 선순환 사이클이 경제의 올바른 흐름”이라며 “정부는 국민 삶을 책임진다는 달콤한 말로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데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역할을 ‘촉진자’(성장의 사다리 구축, 공정한 기회 제공, 사회 안전망 강화 등 시스템 구축 및 지원)로 제한했다.

또 김 위원장은 “정부가 공무원 정원을 늘리는 등 예산을 갖고 일자리를 만드는 쉬운 길로만 가려고 한다”며 ‘공공부문 혁신’도 꺼내 들었다. 공공부문 확대는 소득주도성장론의 핵심이나 마찬가지다. 문 대통령은 임기 중에 공공 부문 일자리 81만개를 창출해 소득을 증진시키고, 이를 소비로 연결해 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밝힌 공공부문 혁신은 사실상 공공부문의 슬림화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향후 예산안 심의때 여당과의 치열한 샅바싸움이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소득주도성장의 또 다른 축인 최저임금제도 수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최저임금 결정 체제를 개혁해야 한다”며 “최저임금을 경제 논리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분권화를 추진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임금 측정 단위를 직종별 지역별로 세분하고, 결정 주체도 현재 노사정위원회에서 노사교섭단체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내놨다.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중소기업중앙회의 이재원 인력지원본부장이 단일 최저임금제도가 아닌 사업별 구분적용을 도입해달라고 주장했다. [사진 중소기업중앙회]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중소기업중앙회의 이재원 인력지원본부장이 단일 최저임금제도가 아닌 사업별 구분적용을 도입해달라고 주장했다. [사진 중소기업중앙회]

또한 노동계에 대해서도 “국가경제 경쟁력 하락 원인은 노동시장의 근본 모순이다. 대기업 노조들의 악행을 끊어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일 가치 동일 임금을 목표로 하고, 근로장려세제 확충 등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불법 파업시 대체 인력 투입 등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한국당은 창업 촉진을 위해 ‘스타트업 밸리’,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그로우업 밸리’,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유턴을 촉진하는 ‘리쇼어링 밸리’ 등 혁신밸리를 만들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한국당은 국민성장론을 의원총회에서 추가로 논의한 뒤 세부 방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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