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샌드위치 패널로…인천 도색업체 화재 인근 7곳으로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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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도색전문업체 창고에서 큰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강한 바람 등으로 불길이 인근 공장 등 7곳으로 옮겨붙으면서 소방당국은 최고 단계 경보령인 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
7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14분쯤 인천시 서구 석남동의 한 도색전문업체 창고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불은 이 업체의 창고(660㎡)를 모두 태우고 인근 커튼창고(6600㎡)와 가구창고(660㎡) 등 6개 업체 건물 7곳으로 옮겨붙었다.

인천 서구 석남동 도색전문업체 창고서 불 #소방당국 대응 3단계 내리고 진화 작업 중 #강풍·샌드위치 패널 등으로 주변으로 계속 확산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40분 만인 오후 3시54분쯤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가 20여분 뒤인 오후 4시15분에 대응 2단계로 경보령을 격상했다.
그런데도 불길이 쉽게 잡히지 않자 오후 4시31분쯤 최고 단계 경보령인 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 대응 3단계는 인접 지역 소방인력과 장비를 모두 동원한다.

7일 오후 불이 난 인천시 서구 석남동 한 건축 자재 창고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사진 인천소방본부]

7일 오후 불이 난 인천시 서구 석남동 한 건축 자재 창고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사진 인천소방본부]

이 창고에는 여러 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었지만, 불이 나자 모두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진화 작업을 벌이던 소방관 1명이 떨어진 낙하물에 왼쪽 어깨를 맞아 타박상을 입었다.

소방당국은 인천은 물론 서울·경기지역까지 290명의 소방관과 펌프·물탱크·굴절차 등 장비 106대를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일단 오후 6시34분쯤 큰불을 잡은 상태다.
소방당국은 잔불을 정리하는 한편 경찰과 함께 도색전문업체 관계자 등을 상대로 불이 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화재가 퍼진 이유는 불이 난 도색업체 창고가 불에 약한 샌드위치 패널 구조로 지어졌기 때문이다. 샌드위치 패널은 방음이나 단열을 위해 스티로폼을 내장재로 넣고 합성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 등 금속을 바깥 합판으로 쓰는 건축 자재다. 시공비가 저렴하지만, 불이 붙으면 순식간에 탄다.

7일 오후 불이 난 인천시 서구 석남동 한 건축 자재 창고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사진 인천소방본부]

7일 오후 불이 난 인천시 서구 석남동 한 건축 자재 창고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사진 인천소방본부]

여기에 공장들이 다닥다닥 붙은 구조인 데다 초속 15m의 강한 바람이 불면서 피해가 커졌다.
창고 안에 쌓여있던 가구와 카펫·커튼 등이 불에 타면서 유독가스와 검은 연기가 다량으로 발생해 인근 주민들이 대피하는 일도 벌어졌다.

인천 서구청은 연기로 인한 피해 예방을 위해 인근 주민들에게 안전에 유의하고 주변 도로로 우회를 당부하는 안전안내문자를 발송했다. 경기도재난안전본부도 주변 재난을 알리는 '경기안전대동여지도'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인천 서구 화재로 검은 연기가 확산 중이니 경기 서부권역 주민들은 주의하라'는 안내 메시지를 보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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