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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볼턴 통화, 김정은의 대미 메시지도 전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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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은 6일(현지시간) 존 볼턴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대북 특사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통화하고 방북 상황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공식 발표 내용 외에 깊숙한 내용도 전달한 듯 #미국 내 의견 조율 후 비건 대북특별대표 10일 방한

미 NSC는 이날 "오늘 아침 볼턴 보좌관이 한국의 카운터파트인 정 실장의 5일 평양 방문에 대한 종합적인 내용을 전달받기 위해 정 실장과 통화했다"며 "두 사람은 오는 18∼20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과 문재인 대통령의 9월 말 유엔총회 참석에 앞서 계속 연락을 취해가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존 볼턴 백악관 NSC 보좌관. [연합뉴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존 볼턴 백악관 NSC 보좌관. [연합뉴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이날 "한국시간 6일 오전 정 실장이 공식 발표한 사안 외에 김 위원장이 특사단 일행에게 전한 대미 메시지를 볼턴 보좌관에게 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6일 "정 실장이 방북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전달해달라'고 남긴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했다"며 "정 실장이 볼턴 보좌관에게 전화를 걸어 특별사절단의 방북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며, 김 위원장이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도 (볼턴 보좌관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정 실장은 방북 결과 브리핑에선 "김 위원장으로부터 미국을 향한 메시지를 전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지만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한국 정부로부터 방북 내용을 전달받은 미 정부는 7일 내부 회의를 열어 대응방안을 논의한 뒤 오는 10일 한국을 방문하는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이와 관련한 미국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북한이 핵 시설·무기·탄두를 단계적으로 신고하는 조건으로 미국이 먼저 종전선언에 응한다는 한국 내 일부 제안에 대해선 "전체 규모를 모르는데 60%, 70%를 먼저 신고한다고 하는 건 맞지 않는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한편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정 실장이 일단 워싱턴의 사정을 감안해 전화통화로 방북 결과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긴 했지만 경우에 따라선 직접 미국을 방문해 보다 자세한 내용을 전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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