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초등학교 인근 주민 “건물 1시간 전보다 더 기운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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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서울 동작구 상도동 상도초등학교 병설유치원 건물이 갑자기 기울어져 주민들이 만약을 대비해 인근 주민센터로 대피하는 일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7일 오전 서울 동작구 상도동 상도초등학교 병설유치원 건물이 갑자기 기울어져 주민들이 만약을 대비해 인근 주민센터로 대피하는 일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건물이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한 상도초등학교 인근 주민이 “병설 유치원 건물이 1시간 전보다 점점 더 기우는 것 같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7일 오전 1시쯤 상도초등학교 주변 빌라에 사는 주민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방승철씨는 YTN과의 전화통화에서 “제가 볼 때는 건물이 15도 정도 기울어진 상황이다. 1시간 전보다 더 기울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비가 많이 오고 있는데, 이 때문에 건물이 더 기울어진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내일 출근해야 하는데 잠도 못 자고 불안해서 건물만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방씨에 따르면 전날 오후 집에서 머물던 중 천둥소리가 들렸다. 그는 “우르르 쾅쾅하는 천둥소리가 들려 ‘오늘 비 소식이 있었는데 비가 오나’ 해서 베란다 문을 열고 밖을 봤더니 비는 안 오더라. 집밖으로 나와 보니 눈에 띄게 건물이 기울어져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주변 공동주택 공사로 인해 땅 꺼짐 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방씨는 “매일 공사 현장 주변을 왔다 갔다 해도 위험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주민센터로 대피하신 분도 있고, 불안해서 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고 덧붙였다.

동작소방서는 전날 오후 11시 22분쯤 “건물이 기울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으며 동작구청 등과 함께 현장을 통제 중이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유치원 옆 6개 동 49세대 규모의 공동주택 공사 현장의 축대가 무너져 지반이 침하됐으며 이로 인해 상도초등학교 병설 유치원 건물이 5~10도가량 기울어진 상태다.

공사장과 유치원에 사람이 머물지 않고 있어 이 사고로 따른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동작구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주민 70~80명을 상도4동 주민센터로 대피시킨 상태다.

소방서 관계자는 “현재 상태로는 유치원 건물이 붕괴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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