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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새간 수거한 대청호 쓰레기…묶어둔 밧줄 누군가 ‘싹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26일부터 중부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에 1만5000㎥의 쓰레기가 마을까지 떠밀려 들어오고 있다. 4일 충북 옥천군 군북면 석호리 수역에서 차단 작업을 하던 관계자는 "부유물 차단망이 터져 쓰레기가 대청호 전역으로 퍼졌다"며 "현재 수거작업이 중단됐으며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지난달 26일부터 중부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에 1만5000㎥의 쓰레기가 마을까지 떠밀려 들어오고 있다. 4일 충북 옥천군 군북면 석호리 수역에서 차단 작업을 하던 관계자는 "부유물 차단망이 터져 쓰레기가 대청호 전역으로 퍼졌다"며 "현재 수거작업이 중단됐으며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대청호에서 수거해 임시로 수면 위에 묶어 놓았던 쓰레기더미의 그물이 밤사이 모두 잘려져 한국수자원공사가 진상 조사에 나섰다.

4일 한국수자원공사 대청지사에 따르면 전날 밤 충북 옥천 군북면 대청호 선착장에 쓰레기를 가둬둔 밧줄이 끊기면서 호수가 삽시간에 쓰레기 천지로 변했다.

수거한 쓰레기는 지름 7∼8m 크기의 더미로 만들어 그물로 묶은 뒤 임시로 수면 위에 뒀다. 이렇게 5일 동안 작업한 양만 10여 개에 달한다.

하지만 4일 오전 수거작업을 계속하기 위해 현장에 나간 한국수자원공사 측은 황당한 상황을 보고 눈을 의심했다.

쓰레기가 다시 호수 안쪽으로 흩어지면서 지난 닷새간 20여명의 수거 인부가 흘린 땀은 물거품이 됐다.

이곳에는 지난달 26∼30일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1만5000㎥의 쓰레기가 떠밀려 들어왔다. 주변 산림이나 하천 등에 방치되던 나무와 풀이 대부분이지만, 빈 병과 플라스틱류 등 생활 쓰레기도 화물차 수십 대 분량에 달한다. 심지어 장롱이나 TV, 냉장고 같은 가전제품도 있다.

수공은 쓰레기가 댐 본류로 흘러가지 않도록 이 지역 호수에 기다란 펜스를 설치해놨다.

지난달 30일부터는 수거업체 인부를 투입해 이곳에 둥둥 떠다니던 쓰레기를 그물망으로 포위한 뒤 밧줄로 묶어 호숫가로 끌어내는 작업을 하던 중이다.

확인 결과 쓰레기 더미를 묶었던 그물을 누군가 의도적으로 모두 자른 것으로 확인됐다. 밧줄이 끊기는 바람에 작업은 4∼5일가량 지연될 전망이다.

수공 관계자는 “쓰레기가 더 넓은 수역으로 퍼지지 않게 하면서 선착장으로 퍼 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썩거나 가라앉기 전 최대한 서둘러 물에서 건져 내겠다”고 말했다.

수공과 수거업체는 밧줄을 훼손한 사람을 찾기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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