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임시국회 이후 기업 무력감 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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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왼쪽)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규제개혁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부탁했다. [사진 대한상공회의소]

박용만(왼쪽)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규제개혁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부탁했다. [사진 대한상공회의소]

“임시국회가 끝난 뒤 기업인들은 허탈함과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박용만(63)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0대 국회 들어서만 9번째 국회 방문에 나섰다. 4일 하루 동안만 국회 의장단과 여∙야 지도부, 주요 상임위원회 위원장 등 17명을 만나는 강행군이었다. 박 회장은 이날 오전 문희상 국회의장을 만난 뒤 기자들과 만나 답답한 마음을 털어놨다.

박 회장이 ‘무력감’을 이야기한 건 지난 8월 임시국회에서 각종 규제개혁 법안 처리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그는 기자들에게 ▶인터넷 전문은행법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 ▶기업구조조정 특별법 ▶규제 프리존 및 경제 특구법 ▶상가임대차보호법 등 국회 처리가 무산된 규제개혁 및 민생법안들을 일일이 열거하며 “이 많은 법안들이 다 악법이고 가치가 없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가) 기업에 대해 가진 우려를 잘 알고 있지만 성실한 대다수 기업에 눈을 돌려달라고 부탁했다. 현재 우리나라 상황을 보면 들어갈 재원이 매우 많은데 재정을 담당하는데 기업의 역할이 분명히 있는 것은 사실인 만큼 그 역할을 역동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박 회장은 “상의 회장 취임 이후 5년 내내 ‘지금이 (개혁의)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지만 결국 서서히 경쟁력을 잃어가는 추세가 지속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는 “기업들의 경쟁력을 약화하거나 새로운 일에 손 내밀기를 주저하게 하는 법안은 들어내 주시고, 활력을 키울 수 있는 법안들을 만들어달라고 부탁드렸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 박용만(오른쪽) 대한상의 회장이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만나 규제개혁 프로세스를 건의하는 모습. [중앙포토]

지난 6월 박용만(오른쪽) 대한상의 회장이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만나 규제개혁 프로세스를 건의하는 모습. [중앙포토]

문재인 정부 들어 박 회장은 재계를 대변하는 유일한 경제단체 수장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난 6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규제개혁 프로세스 개선방안’을 건의했다. 당시에도 박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 취임 이후 39번이나 규제개혁 과제를 건의했지만, 상당수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답답해했다. 한 달 뒤인 7월 대한상의 주최 제주포럼에서도 “규제 혁파와 관련해 정부에 5년째 같은 주문을 반복하다가 이제는 무력감을 느낄 정도”라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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