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축구 독일월드컵 D-24 … 만만찮은 토고 … '쉿! 뒷공간은 비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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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문장 트리오 "우리도 패스할까"
이운재(中)를 비롯한 3명의 골키퍼가 15일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서 패스 게임을 하며 몸을 풀고 있다.[파주=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가 한국에 독일 월드컵 토고전 필승 해법을 알려줬다. 본선 H조에 속한 사우디는 14일 밤(한국시간) 네덜란드 시타르트의 와그너 앤드 파트너스 슈타디온에서 벌어진 토고와의 평가전에서 1-0으로 이겼다. 사우디는 경기 내내 밀리다가 후반 41분 알하우사우이의 역습 한 방으로 승부를 갈랐다. 토고는 골잡이 아데바요르(아스널)가 출전하지 않았지만 뛰어난 체력과 스피드, 상당히 정리된 팀 분위기를 보여줬다.

◆ 이러면 진다

① 상대 템포에 말리면 안 된다=토고는 초반부터 빠르고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했다. 사우디는 토고의 페이스에 말리며 같이 치고받다가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한국은 완급을 적절히 조절하며 우리 페이스대로 경기를 끌고 가야 한다.

② 중원을 내주지 마라=토고는 미드필드에서 강력한 압박으로 주도권을 장악했다. 오른쪽 윙백 투레가 마음 놓고 오버래핑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중원 싸움에서 밀린 사우디가 뒤로 후퇴했기 때문이다.

③ 문전 공중볼은 득이 없다=토고 중앙수비 니봄베(1m96cm)와 창가이(1m83cm)가 신장이 좋고 공중볼 처리 능력이 뛰어났다. 사우디는 중앙을 향해 밋밋한 크로스를 올려 대는 바람에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

◆ 이러면 이긴다

① 측면 뒷공간을 열어라=토고 양 윙백은 공격 지향적이고 오버래핑도 활발했다. 한국은 미드필드에서 볼을 차단한 뒤 이 공간으로 볼을 빠르게 연결하면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② 중앙수비 사이를 뚫어라=사우디는 알 자베르가 니봄베와 창가이 사이로 찔러준 스루패스 한 방으로 토고 수비를 무너뜨리고 골을 얻었다. 토고 중앙수비는 순간 반응이 그리 빠르지 않았다. 박지성 또는 김남일의 킬패스를 기대할 만하다.

③ 조급한 상대를 역이용하라=토고는 실점 후 총공세에 나섰고, 사우디는 이 틈을 이용해 몇 번의 골찬스를 더 잡았다. 한국이 선제골을 넣는다면 차분하게 방어하다 역습으로 더 많은 골을 얻을 수 있다. 경기를 TV로 지켜본 이천수 선수는 "토고 전력이 지난 2월 네이션스컵 때보다 확실히 좋아졌다"며 "공격수들의 드리블이 빠르고 위력적이다. 중앙 수비수 창가이와 오른쪽 윙백 투레의 플레이가 돋보였다"고 말했다.

황선홍 SBS 해설위원도 "토고는 팀 컨디션이 상승세로 돌아선 것 같다. 스피드와 슈팅력도 좋았다. 그렇지만 개인 능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다. 한국이 상대 선수의 특징을 파악하고 나온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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