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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서 빛 보는 김근태(GT)방 보좌진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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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교육부총리 내정자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조승래 의원 등의 축하를 받고 있다. 오른쪽은 박용진 의원. [중앙포토]

유은혜 교육부총리 내정자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조승래 의원 등의 축하를 받고 있다. 오른쪽은 박용진 의원. [중앙포토]

 문재인 정부 2기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 재선의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탁되면서 고(故) 김근태 전 의원의 국회 보좌진들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열린우리당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던 당시 김근태 의장 [중앙포토]

열린우리당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던 당시 김근태 의장 [중앙포토]

 김 전 의원은 자신을 따르는 재야 운동권 출신 인사들과 1995년 민주당 부총재를 맡으며 제도권 정치에 입문했다. 1996년 15대 총선(서울 도봉갑)에서 처음 당선돼 15·16·17대에 걸쳐 3선 의원과 노무현 정부에서 보건복지부(2004년 6월~2005년 12월) 장관, 열린우리당(2006년 6월~2007년 2월) 의장을 지냈다. 그 기간 동안 유민영 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유은혜 후보자,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 김종천 청와대 의전비서관 등이 그를 보좌했다. 김 의원은 2011년 12월 작고했다.

 교육부 장관에 지명된 유은혜 후보자의 경우 19·20대 국회에서 7년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현 국회 교육위) 위원과 간사 활동을 하면서 전문성을 키워온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런 유 후보자가 여의도에 입성한 계기가 바로 김 전 의원의 권유 때문이었다. 성균관대 동양철학과 재학시절 민주화 운동에 뛰어든 유 후보자는 졸업 후에는 성균관대 운동권 출신들이 만든 민주동문회에서 사무국장으로 활동했다. 민주동문회 사무실이 김 전 의원이 1994년 주도해 만든 재야단체 통일시대민주주의국민회의와 같은 공간이어서 유 후보자가 그의 눈에 띄었다.

 유 후보자는 1998~2001년까지 김근태 후원회 사무국장으로 활동했고 2002~2003년 김 전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다. 2003년에는 김 전 의원이 설립한 한반도재단 사무국장으로도 재직했다. 유 후보자는 2004년 1월부터는 열린우리당 공채 1기로 당직자 생활에 들어섰다. 현재는 한반도재단에서 2013년 이름이 바뀐 김근태재단의 상임이사도 맡고 있다.

유민영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중앙포토]

유민영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중앙포토]

 김근태 전 의원의 정계 입문 당시부터 동고동락한 보좌진들로는 유민영 홍보기획비서관, 이동진 도봉구청장 등이 꼽힌다. 성균관대 운동권 출신인 유민영 비서관은 김 전 의원과는 통일시대민주주의국민회의 시절부터 알고 지내온 사이라고 한다. 유 비서관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2007~2008년 마지막 춘추관장을 지낸 인물로 잘 알려졌지만 1996년 김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처음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김 전 의원의 한반도재단에서 홍보팀장으로도 활동했다. 2002년 새천년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까지 김 전 의원을 보좌했다. 이후 2002년 대선에서는 노무현 대통령후보선대위 홍보팀에 들어간 뒤 청와대에 입성했다.

 이동진 도봉구청장도 1998~2002년 서울시(도봉) 의원에 당선되기 전후로 김근태 전 의원실에서 각각 비서관과 보좌관을 지냈다. 2006년 5ㆍ31 지방선거에서 김 전 의원 지역구인 도봉구에 구청장으로 출마했다 낙선한 그는 2010년에는 당선, 지난 6ㆍ13 지방선거까지 내리 당선되며 3선에 성공했다.

 김근태 전 의원이 보건복지부 장관에서 물러나 국회로 돌아온 뒤 2005~2008년 시기의 보좌진들이 특히 눈에 띈다. 초선인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김원이 전 서울시 정무수석-김종천 청와대 의전비서관-허영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 위원장 등의 라인업이다.

2016년 원내대변인 시절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2016년 원내대변인 시절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기 의원은 김근태 전 의원이 원내대표로 활동한 2003년 11월부터 2008년 18대 총선에 낙선하기 전까지 내리 그를 모셨다. 기 의원은 “한반도재단에 있다가 원내대표 하실 때 와서 일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모시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의원이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낼 때는 정책보좌관이었다. 기 의원은 당시 경험을 살려 20대 국회에 입성한 이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하며 20대 국회 후반기 더불어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다.

 김원이 전 수석과 허영 위원장은 신계륜 의원실에 근무하고 있을 때 눈여겨본 인사들을 기 의원이 스카우트 해 데리고 온 것이다. 김 전 의원실에 성균관대 출신들이 많아 역시 성균관대 사학과를 졸업한 김원이 전 수석을 데려오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기 의원도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출신이다.

김종천 청와대 의전비서관 [중앙포토]

김종천 청와대 의전비서관 [중앙포토]

 김종천 비서관의 경우에도 직전까지 임종석 의원실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기 의원은 “열린우리당 의장 시절에도 김 의원이 임 실장을 항상 챙기곤 했다”며 “그런 연유로 임 실장에게 양해를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3기(1989년) 의장 출신인 임 실장도 김 의원과 민주화 운동을 함께 한 재야인사 모임인 민주당 내 민주평화국민연대 부이사장을 지냈다. 김종천 비서관은 지난 대선 때 임 실장과 함께 문재인 캠프에 합류하기 직전까지 김근태재단 사무처장으로 있었다.

 김근태 전 의원과 생전 가까웠던 인사들의 모임은 요즘도 이어지고 있다. 한 달에 한번 서울시 종로구 통인동 쪽에서 관련 행사가 열린다. 김근태재단 이사장이자 김 전 의원의 부인인 인재근(재선) 국회 행정안정위원장을 비롯해 김근태재단 인사들 위로 100~200명이 꼬박 모인다고 한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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