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면 터지는 황의조, 역사를 다시 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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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가 베트남을 상대로 추가골을 터뜨린 직후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날카로운데 꾸준하기까지하다.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대표팀 공격수 황의조(26ㆍ감바 오사카)가 이번 대회 9번째 골을 터뜨리며 한국을 결승에 올려놓았다.

한국은 29일 인도네시아 보고르의 파칸사리스타디움에서 열린 베트남과 2018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베트남을 3-1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이번 대회 우승과 대회 2연패까지 이제 1승만 남겨뒀다.

황의조의 득점포는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 전반 7분 이승우(20ㆍ헬라스 베로나)의 선제골을 앞세워 한국이 1-0으로 리드하던 전반 28분 동갑내기 친구이자 공격 동료 손흥민(26ㆍ토트넘 홋스퍼)의 어시스트를 골로 연결하며 스코어를 2-0으로 벌렸다. 후반 이승우의 추가골로 스코어를 벌린 한국은 한 골을 만회한 베트남에 두 골 차 여유 있는 승리를 거뒀다.

황의조는 이번 대회 한국 축구가 발굴한 최대 수확으로 꼽힌다. 대회 직전까지만 해도 ‘인맥 발탁’ 논란의 중심에 섰지만, 이번 대회 승부처마다 득점포를 터뜨리며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거듭났다. 득점의 순도도 높다.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6-0승) 해트트릭으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고,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말레이시아전(1-2)에서는 한국 축구의 마지막 자존심을 살리는 골을 넣었다. 이란과 16강전(2-0승)과 우즈베키스탄과 8강전(4-3)에 이어 베트남과 4강전에서도 골을 넣으며 토너먼트에 강한 모습도 보여줬다.

황의조가 베트남전 추가골 직후 동갑내기 친구이자 동료 공격수 손흥민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한 번의 국제대회에서 해트트릭을 두 번 기록한 선수로 이름을 올린 그는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기록에 도전한다. 이번 대회 9골로 득점 선두를 질주 중인 황의조는 결승전에서 두 골을 몰아 넣으면 선배 황선홍 전 FC 서울 감독이 세운 대회 최다골 기록(11골)과 동률을 이룰 수 있다. 황 전 감독은 지난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당시 11골을 몰아넣어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 대회 키르기스스탄전(1-0승)을 제외하고 모든 경기에서 득점을 신고한 황의조의 경기 감각을 감안하면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다. 해트트릭을 달성하면 신기록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단일 대회 세 번의 해트트릭은 역대 최다골 기록 만큼이나 값진 발자취가 될 수 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