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판문점 선언 이후 이어져 온 평화 모드가 북·미간 강경 발언 등으로 주춤하는 가운데 시민의 반응은 엇갈린다.
미국 CNN 방송은 28일(현지시각)은 김영철 부위원장이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비핵화 협상은 다시 위기에 처해 있으며(at stake) 결딴이 날 수도 있다(fall apart)”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타협이 이뤄지지 않고 초기 협상이 어그러진다면 북한이 핵과 미사일 활동을 재개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 따른 선의의 조치로 몇몇 대규모 군사훈련을 중단했지만, 현재로썬 더 이상의 훈련을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29일 오전 서울역에서 만난 한원석(64)씨는 “남북 정상회담 후 화해 제스처라고 하지만 결국 대북 지원만 하고 끝나는 건 아닌가 싶다”며 “북한이 스스로 밝혔고, 미국이 요구한 대로 비핵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한 대학생은 “철도 연결 등 경협 차원의 사업이라면 몰라도 주변의 상황을 지켜보며 추진해야 한다”며 “더욱이 GP 철수 등 우리가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너무 앞서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의 강경 입장을 비판하는 시민들도 있다. 미국의 일방적인 정책에 끌려갈 것이 아니라 북한과 지속적인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직장인 손모(43)씨는 “북한이 보여준 최근의 모습은 그동안 보였던 것과 다른 엄청난 변화”라며 “미국의 일방적인 핵 포기 요구가 아니라 남과 북, 미국이 모두 상생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은 미국과 별개로 계속 추진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김지혜(31·여) 씨도 “(북한과 미국이) 우위를 선점하려는 것처럼 보일 뿐 예전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며 “미국이 너무 서두르는 것 같다. 대화로 조금씩 풀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휴가를 나온 한 군인(병장)은 “우리는 늘 준비태세를 갖췄기 때문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문제가 없다”고 했다. 개인적인 입장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