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시계보다 10~100배 정밀=국제우주정거장용으로 개발 중인 원자시계는 보통 사용하는 원자시계보다 10~100배 정밀하다. 각국이 표준시를 알려줄 때 사용하는 시계의 경우는 30만~300만 년에 1초 틀릴까 말까 한 정밀도를 갖고 있다. 디지털 손목시계와는 격이 다르다. 이런 시간을 만드는 원자시계는 부속 장치를 포함할 경우 작은 방 하나를 차지할 정도로 크다. 원자시계는 말 그대로 금속의 원자를 활용한다. 금속의 원자는 금속 종류에 따라 각각 스스로 다른 횟수의 진동을 한다. 원자의 진동은 지금까지 인간이 만든 어떤 진자보다 더 정밀하게 주기적인 운동을 한다. 원자시계는 이런 원자의 진동이 1초에 몇 번 일어나는가를 측정해 시간으로 표시하는 방식이다. 시계 추가 한 번 왔다가면 '1초'라고 하듯이, 세슘 원자가 약 92억 번(정확하게는 91억9263만1770번) 진동하면 1초라고 하는 식이다. 현재 세슘 원자 이외에 시계로 사용하기 적당한 원자로 류비듐 원자, 수소 원자가 꼽히고 있다. 그 원자들은 시간이 지나도 진동이 다른 금속 원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정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제우주정거장용으로 개발 중인 것도 세슘 원자를 이용한 세슘원자분수시계다.
◆세슘원자 분수 시계=진공 상태로 만든 원통 속에 원자를 분수처럼 위로 쏘아 올린 뒤 그 진동을 측정하는 시계를 말한다. 이렇게 하는 것은 원자의 속도를 최대로 낮춰 원자 검출기가 원자의 진동을 아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기차도 속도가 빠르면 창문을 정확하게 볼 수 없지만 속도가 낮으면 그렇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원자의 속도는 레이저로 조절한다. 원자를 볼링공에 비유하면 거기에 탁구공 격인 레이저 빛을 계속 쪼여 부딪치게 하면 점차 속도가 줄어든다. 원자가 처음 금속판에서 떨어져 나올 때는 초당 300m 속도지만 레이저로 조절하면 초당 1m의 속도로 낮아진다.
원자분수시계는 약 92억분의 1초를 측정할 수 있을 정도로 정확한 원자시계의 개발을 가능케 한다.
◆그렇게 정밀한 시계 필요하나=3000만 년에 1초 틀릴까 말까 한 시계는 현재 표준시로 사용하는 시계를 바로잡는 데 필요하다. 보정용은 더 정밀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같은 장비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이외에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검증하는 등 기초 과학용으로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