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통계 공개 움직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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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한이 최근 각종 통계수치를 대외적으로 발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을 모으고 있다.
북한의 정치·사회·경제·관광·풍속 등을 소개하는 「조선개관」(방예주저·평양·외국문출판사·1987)에 1986년 현재 북한의 각종 통계수치가 수록되어 있는 것이 주목할만한 예중의 하나다.
북한 중앙통계국은 85년 2월만해도 제2차 7개년 경제계획의 완수를 발표하면서 구체적 실적은 생략한 채 지수만 밝혔다. 예를 들면, 2차 7개년 계획의 주요 성장내용에 있어 공업총생산액 2·2배, 공업성장률 12·2% (연평균), 전력 178% 굴착기 156%, 신발 153%등으로만 처리했다.
이와 관련하여 국내외 북한연구가들은 북한의 경제발전이 2차 7개년 계획기간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거나 자급 자족적 경제원리를 고수하는 북한이 의연히 대외경제관계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으로 평가해왔다.
따라서 북한이 각종 통계수치를 구체적으로 발표한 것은 그 동안의 사회주의 국가들의 개방화 추세와 무관하지 않는 것으로 보여진다.
소련은 대미데탕트 분위기 조성을 위해 최근 국방예산을 공개하였으며, 중국은 대외개방정책을 본궤도에 올리기 시작한 80년 4월 국제통화기금(IMF)에 가입하여 통계자료를 정기적으로 보고하는 의무를 승인한바 있다.
그러나 경제개방이 필연적으로 정치체제의 변화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북한이 개방에 나설 것으로 보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북한은 1992년 김일성의 80회 생일까지 제3차 7개년 경제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당초의 계획기간을 1년반이상 단축하는 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 만큼 최근의 통계수치 발표가 개방화에 관련된 포석이라기보다 대외이미지를 개선하여 외부로부터의 자금 및 기술획득을 보다 유리하게 하려는데 주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86년의 통계자료는 2차 7개년 계획이 끝난 85년과 3차 7개년 계획이 시작된 87년 사이의 조정기에 해당되는 것으로 앞으로 이 계획의 실적과 북한 경제의 실상을 연구하는데 주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이밖에 「조선개관」은 86년의 1인당 국민소득을 2천4백달러, 대외무역고 (85년)는 1백10억달러를 초과하는 것으로 발표하여 그 산출방식과 근거에 있어 외부의 추정치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일반통계 가운데 노동당원의 수는 3백만명으로 인구비례로 보아 중·소의 3∼5%를 훨씬 상회하는 15∼16%를 기록하여 북한체제의 노동당 중심의 이념 지향적 성격이 단적으로 표출되기도 했다.
다음은 「조선개관」 에서 발췌한 총계수치들이다.
◇일반통계 ▲면적 12만2천7백62평방㎞ ▲인구 1천9백6만명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수 6백55명 ▲노동자수 8백95만명 ▲학생수 4백92만3천명 ▲유아수 2백만명 ▲평균수명 74·3세(남 70·9세 여 77·3세) ▲대중단체조직·조선직업총동맹 1백60여만명, 조선사회주의 노동청년동맹 3백여만명, 조선농업근로자 동맹 1백30여만명, 조선민주여성동맹 20여만명.
◇경제통계= ▲1인당 국민소득2천4백달러 ▲수출 60억6천만달러(85년) ▲수입 56억2천만달러 (85년) ▲쌀값·국가수매가격 ㎏당 80전(한화 2백40원 내외)·국가공급가격 ㎏당 8전 ▲경지면적 2백만㏊ ▲곡물생산량 1천만t (84년) ▲㏊당 수확량 7.6t(곡물) ▲과수원면적 30만㏊ ▲수산물생산량 3백60만t(85년) ▲식육생산량 55만t이상 ▲전력생산량 5백20억㎾ ▲석탄생산량 7천8백만t ▲철강생산량 6백73만t ▲화학비료생산량 5백20만t ▲화학섬유생산량 12만6천t ▲합성수지생산량 9만2천t ▲시멘트생산량 1천2백만t ▲철도총연장 8천5백33㎞.

<전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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