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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수의 노후준비 5년 설계] 주택연금도 부실화 가능성, 조기 가입이 답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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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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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에 살면서 생활비도 얻어 쓸 수 있는 주택연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주택연금은 말이 연금이지 실은 대출상품이다. 세금이 붙지 않은 데서도 알 수 있다. 엄밀히 이야기하면 주택담보대출이다. 일반 대출과 차이가 있다면 대출금을 한꺼번에 받고 원리금을 갚는 게 아니라 이를 일정 금액으로 쪼개 나눠 받다가 원리금을 일시에 상환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같은 금리를 적용하더라도 비용 부담이 일반 대출에 비해 훨씬 적다. 가입자가 무조건 유리한 구조다. 가입자가 유리하다는 건 대출자가 불리하다는 말이다. 지금 같은 가입추세가 이어진다면 주택연금도 부실화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주택연금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개선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정부재정으로 부담해야 할 손실규모는 2044년 최대 7조8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적자를 줄이려면 지급금을 깎는 것이 상책이다. 아닌 게 아니라 주택연금 평균 월지급금이 매년 줄고 있다. 전년 대비 지급액 감소율이 2013년 0.8%, 2015년 1.5%, 2016년 1.9%였다. 2017년 3.2%나 된다. 이에 따라 3억원 주택을 소유한 70세 가입자의 경우 주택연금이 출시된 2007년에는 월 106만4000원을 수령했지만 올해는 91만9000원으로 11년 동안 총 13.6%, 연평균 1.3%씩 감소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주택가격상승률, 가입자 생존율, 장기 금리등의 변수를 감안해 지급금을 산정한다. 주택연금은 국민연금 처럼 조기 가입자는 손해 볼 일이 거의 없는 ‘정부발 상품’이다. 도입된지 10년이 지났지만 가입자가 5만명 정도로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제도 활성화를 위해 아직은 당근을 던지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부터 전세를 놓은 주택도 가입을 허용한다거나 지급금을 월 7만원 인상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때마침 주택가격 상승세가 주춤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가입 타이밍이란 이야기다. 주택연금 부실문제가 본격화하면 지금같은 혜택을 누리기 어려우니 가입을 서두르는 것이 좋다. 주택연금은 첫 달 지급액이 끝까지 유지된다.

서명수 객원기자 seo.myo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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