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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 속에서도 빛난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 '로건아' 로숙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7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농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X조 예선 남북 단일팀과 대만의 경기. 남북단일팀 북측 로숙영이 레이업슛을 하고 있다. 2018.8.17   [자카르타=연합뉴스]

17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농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X조 예선 남북 단일팀과 대만의 경기. 남북단일팀 북측 로숙영이 레이업슛을 하고 있다. 2018.8.17 [자카르타=연합뉴스]

그야말로 팔방미인이다. 슛이면 슛, 수비면 수비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의 센터 로숙영(25·1m82㎝) 이야기다.

로숙영은 장미경, 김혜연과 함께 북측 대표로 이번 단일팀에 합류했다. 로숙영은 지난해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안컵에서 득점 1위에 오른 북측의 에이스다. 지난달 평양에서 열린 통일농구경기에서 32득점 10리바운드를 올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단일팀의 아시안게임 첫 경기였던 지난 15일 인도네시아전에서 22득점·8리바운드·5어시스트·4스틸을 기록하며 단일팀의 108-40, 64점 차 대승을 이끌었다.

17일 열린 대만과 2차전에서도 맹활약을 이어갔다. 단일팀은 연장 접전 끝에 85-87로 졌다. 하지만 로숙영은 양팀 최다인 32득점과 8리바운드·5어시스트·2스틸을 올리며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내외곽을 넘나들며 부지런히 움직였으며, 남측 선수들과의 호흡도 기대 이상이었다. 대만 최장신 센터 바오 실레(1m96㎝)를 앞에 두고도 현란한 스핀 무브를 선보이며 적극적인 공격을 펼쳤다.

승부처에서 집중력도 좋았다. 로숙영은 4쿼터 종료 3분여를 남기고 팀이 65-71로 뒤진 상황에서 내리 4점을 따내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결정적인 리바운드 2개를 잡아냈고, 73-73으로 맞선 4쿼터 종료 직전 대만 펭슈친의 3점슛을 블락해 내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17일 오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바스켓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조별리그 A조 2차전 남북 단일팀과 대만의 경기에서 북측 로숙영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2018.8.17/뉴스1

17일 오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바스켓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조별리그 A조 2차전 남북 단일팀과 대만의 경기에서 북측 로숙영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2018.8.17/뉴스1

단일팀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센터 박지수(20·1m98㎝)가 미국여자프로농구리그(WNBA) 소속팀 일정 탓에 아직 합류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단일팀 멤버 가운데 가장 키가 큰 로숙영의 존재는 단일팀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단일팀은 17일 복병 대만에 덜미를 잡혔지만 남은 인도, 카자흐스탄이 한 수 아래라 무난히 8강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박지수의 합류가 8강 이후에도 확실하지 않아 로숙영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로숙영은 장신임에도 스피드가 좋고, 정확한 슛을 지녔다. 경기를 읽는 능력도 탁월하다. 팬들은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의 귀화선수 라건아 (리카르도 라틀리프) 같다며 로숙영을 '로건아'로 부르기도 한다.

단일팀 주전 포인트가드 박혜진은 "우리가 센터 포지션에 선수가 없는데 로숙영이 와서 숨통을 트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문규 감독도 "로숙영은 공을 다루는 솜씨가 좋고 가르치는 것도 금방 배운다. 당장 국내 리그에서 뛰어도 최상위 수준"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자카르타=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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