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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끌려가 공사장서 숨진 조선인···76년만에 고국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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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일본 도쿄도(東京都) 히가시무라야마(東村山) 시 사찰 국평사(國平寺)에서 '일제 강제연행 조선인희생자 유골봉환 추모법회'가 열렸다. 사진은 추도식 후 14일 한국으로 봉환되는 35구의 유골. [연합뉴스]

12일 오후 일본 도쿄도(東京都) 히가시무라야마(東村山) 시 사찰 국평사(國平寺)에서 '일제 강제연행 조선인희생자 유골봉환 추모법회'가 열렸다. 사진은 추도식 후 14일 한국으로 봉환되는 35구의 유골. [연합뉴스]

일제 강점기에 일본으로 끌려갔다가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숨진 한국인 유골 35구가 76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다.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유해봉환위원회(이하 유해봉환위)는 단군민족평화통일협의회 등 120개 시민 단체와 함께 오는 14일 재일교포 사찰인 국평사가 모시고 있던 한국인 유골 35구를 한국으로 모셔온다고 밝혔다.

유해봉환위는 작년 광복절 즈음 국평사와 유골 101구의 봉환에 합의했다.

이번 유골 봉환은 각각 33구가 봉환됐던 작년 광복절과 올해 3.1절에 이은 3차 봉환이다.

국평사에 남겨진 한반도 출신자의 유골 200여구는 대부분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으로 끌려온 이들로 일부는 북한 지역 출신자다.

당시 일제에 끌려온 이들은 일본의 댐 건설 공사장 등에서 죽기 살기로 일하다 세상을 떠났지만,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국평사는 지난 12일 국평사에서 추도 법회를 마쳤다.

유해봉환위는14일 한국에 도착해 김포공항에서 환향 행사를 연 뒤 다음날인 광복절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국민 추모제를 개최한다. 이후 유골은 서울시 묘지인 승화원에 안치된다.

국평사 주지 윤벽암 스님은 "억울하게 일본 땅에 끌려왔다가 숨진 분들을 이제라도 고향 땅에서 모실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남과 북이 함께 강제연행 희생자의 유골을 고국으로 보내는 일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반도 출신 징용·징병자의 유골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은 안 된 상황이다. 다만 국평사 같은 일본의 사찰, 납골당 등에서 모셔진 유골은 2770위로 추정된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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