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남북 단일팀, 정작 TV 생중계로는 못 본다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카누 용선(드래곤보트) 및 조정 남북 단일팀 선수들이 31일 오후 충주시 탄금호 조정경기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뉴스1]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카누 용선(드래곤보트) 및 조정 남북 단일팀 선수들이 31일 오후 충주시 탄금호 조정경기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뉴스1]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는 카누 드래곤보트, 조정, 여자 농구 등 3개 종목에 남북 단일팀이 구성됐다. 아시안게임에 남북 단일팀이 참가하는 건 처음이다. 종합 스포츠 대회에서 남북 단일팀 첫 금메달을 향해 남북 선수들은 무더위 속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런데 이들 종목 중 드래곤보트, 조정엔 날벼락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아시안게임 때 두 종목의 경기를 TV 생중계론 볼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협의해 두 종목의 방송 국제 신호를 제작하지 않기로 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대회 조직위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주관방송사 간에 협의를 통해 최근 결정된 국제 신호 미제작 종목 중엔 남북 단일팀이 나서는 카누 드래곤보트와 조정 종목 전체가 포함됐다. 방송 국제 신호가 없으면, TV 생중계를 통한 해당 종목의 실시간 상황은 접할 수 없다. 중계권을 가진 각 방송사가 자체적으로 현장 상황을 카메라에 담아 추후 보도,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을 통해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게 전부다. 실시간으로 상황을 접하려면, 대회 홈페이지에서 나오는 기록을 통해서나 확인할 수 있다.

대내외적인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OCA와 대회 조직위원회의 운영 방침에 남북 단일팀이 경기를 펼치는 생생한 장면을 TV로 실시간으로 접하는 건 힘든 상황이 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7일 보편적시청권보장위원회 회의를 열어 지상파 3사(KBS, MBC, SBS)에 해당 상황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드래곤보트 남북 단일팀 훈련 장면. [연합뉴스]

드래곤보트 남북 단일팀 훈련 장면. [연합뉴스]

각 방송사는 물론 해당 종목 단체도 비상이 걸렸다. 대한카누연맹 관계자는 "드래곤보트의 경우, 인도네시아가 2010년 광저우 대회 때도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를 딴 강국이다. 여기에 남북 단일팀 결성에 국민적인 관심은 물론 아시아 다른 각 국의 관심이 커졌는데 드래곤보트 종목이 TV 생중계조차 되지 않는 건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 관계자는 "국제 방송 신호 제작 종목에 카누 드래곤보트가 포함되도록 대회 조직위원회를 비롯한 당사자들이 힘써주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두 종목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내에서 관심이 덜 가거나 경기장 현장 상황이 열악해 TV 생중계를 하지 못하는 종목만 17개에 달한다. 골프, 트라이애슬론, 근대5종, 요트도 TV 생중계가 불가한 종목으로 분류됐다. 또 이번 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이 된 레저스포츠, 제트스키와 패러글라이딩, 브릿지도 국제 신호 미제작 종목에 분류됐다. 배구, 야구, 여자 축구의 경우엔 TV 중계를 하기 힘든 일부 경기장 상황에 해당 경기들의 중계가 없다. 이 때문에 여자 배구 한국-인도(19일), 남자 배구 한국-네팔(24일) 경기가 TV로 생중계되지 않는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