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학과 없앤다 … 3년 이상 입학 정원 못 채우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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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간 입학 정원을 못 채운 국립대학 모집단위(전공 또는 학과)는 2007학년도부터 교수를 새로 뽑을 수 없다. 그래도 학생 모집 사정이 나아지지 않으면 학과 자체가 없어진다. 또 수도권과 지방 등 다른 지역에 대학을 가진 사학법인은 구조개혁 차원에서 두 대학을 통폐합할 수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8일 이 같은 내용의 '2006학년도 대학 구조개혁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대학들은 우후죽순 격으로 늘어났으나 고교 졸업생 숫자 감소로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데 따른 조치다.

◆ 국립대 구조조정=3년 연속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한 국립대 모집단위는 입학 정원을 줄여야 한다. 해당 국립대는 줄어든 입학 정원을 특성화 분야 학과에 줘야 한다. 그런 학과는 퇴직 교수가 발생해도 교수 신규 채용을 할 수 없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국립대는 줄어든 입학 정원을 정부에 빼앗긴다. 지금까지는 정원을 못 채우면 그만큼 다른 학과로 이월해 대학 차원의 전체 정원은 유지해 왔다. 교육부는 이런 방식으로 국립대 학과 폐지를 유도할 방침이다.

올해까지 국립대끼리의 통합은 10개 대(전남대-여수대, 강원대-삼척대, 부산대-밀양대, 공주대-천안공대, 충주대-청주과학대)에서 완료됐거나 진행 중이다. 또 강릉대와 원주대 등 다른 국립대들도 통폐합을 추진 중이다.

◆ 사립대 구조조정=학생 모집이 안 되는 사립대에도 불이익을 준다. 사립대의 경우 학생 미충원 학과의 입학 정원을 감축하지 않으면 정부의 재정 지원 사업에서 감점을 당한다.

교육부는 사립대학 구조개혁을 촉진하기 위해 대학들이 위치한 지역(권역)이 달라도 동일법인이 설치.경영하는 경우라면 통폐합을 허용키로 했다.

현재 29개 법인이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을, 4개 법인은 산업대학과 전문대학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을지학원의 경우 을지의과대(대전)와 서울보건대(경기도 성남)가 있고, 명지학원은 명지대(서울).관동대(속초).명지전문대(서울) 등을 갖고 있다. 교육부는 올해 사립대학 4, 5개 법인이 통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통합이 완료됐거나 추진되고 있는 사립대는 8개(가천의대-가천길대, 고려대-고대 병설보건대, 삼육대-삼육의명대, 동명정보대-동명대 등)다.

◆ 구조조정 가속화=교육부는 내년부터 과학기술부.정보통신부.산업자원부의 대학 재정지원 사업에서도 전제조건으로 대학의 구조조정을 요구키로 했다. 김규태 대학구조개혁팀장은 "다른 지역에서 대학을 운영 중인 법인들도 통합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차원에서 권역 제한을 없앴다"고 설명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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